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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아일랜드 앞바다서 훈련 예고…미국 항모 지중해 시위에 맞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이 대치 중인 유럽의 바다에서 아슬아슬한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자 러시아가 해상에서 견제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해군은 다음 달 3~8일 아일랜드 최남단 미젠 헤드로부터 160해리(약 300㎞) 떨어진 해역에서 포격과 미사일 발사 훈련을 벌일 계획이다. 아일랜드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다.

러시아가 밝힌 사격 구역에 아일랜드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포함됐다. EEZ는 국제법상 영해는 아니지만, 아일랜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아일랜드 외무장관은 러시아 대사에게 “환영받지 못할 결정”이라는 뜻을 전했다.

아일랜드 근해는 그간 러시아 해군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해역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아일랜드 근해를 훈련 장소로 선택한 배경엔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분석한다. 아일랜드 인접국으로 나토 핵심 국가인 영국에 우크라이나 사태에 나서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게다가 이곳은 유럽~북미 항로가 지나가며 해저 통신 케이블도 수중에 있다.

긴장이 높아지는 해역은 이곳뿐이 아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이달과 다음 달 태평양과 대서양 해역에서 군함 140척, 항공기 60대, 병력 1만 명을 동원해 연례 훈련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근해 실사격도 이 계획의 일부다.

러시아는 발트해에 20척의 군함을 보내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지중해에도 함대를 집결하고 있다. 지중해에선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인 해리 트루먼함이 이끄는 항모타격단이 나토 해군과 ‘넵튠 스트라이크 22’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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