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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네거티브 중단” 2시간 뒤 “리더가 술이나 마시고”…야당 “이게 네거티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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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정치개혁을 선언하며 “앞으로 일체의 네거티브를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한 연설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한 듯한 말을 해 야당의 반발을 불렀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쯤 경기도 고양시 화정역 문화광장 즉석연설에서 “역사를 보면 리더가 술이나 마시고, 자기 측근이나 챙기고, 게을러서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겼더니 환관 내시들이 장난치고 어디 가서 이상한 짓이나 하고, 이런 나라는 어떻게 됐나. 나라가 망했다”고 말했다. 이에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윤 후보를 향한 근거 없는 네거티브”라고 규정한 뒤 “이 후보 스스로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열고 ‘네거티브 중단하자’고 선언한 지 두 시간 만”이라고 비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 후보 회견 이후 한 시간여 뒤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윤 후보 본인과 가족 관련 의혹을 소재로 공세를 퍼부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지휘를 촉구한 데 이어 김씨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의 통화 녹취 중 한동훈 검사장을 언급하는 부분을 회의장에서 틀었다. 김 의원은 “김씨가 사실상 한 검사장에게 수사지휘를 해왔던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김씨와 Y모 전 검사의 해외여행 관련 출입국 기록을 박 장관에게 요구했다. 최 의원은 “제보에 의하면 김씨와 Y씨가 교분을 주고받았다고 얘기되는 시기에 둘이 함께 중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고 했다. 박 장관은 “중국 여행 의혹의 실체적 진실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이 여기서 그것을 확인해 주거나 자료 제출을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과 박 장관을 강하게 성토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카더라’ 뉴스를 가지고 법무부 장관의 말 한마디를 듣기 위해 법사위가 열리는 이런 정치 공세는 마땅히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네거티브 중단한다’는 이 후보의 말, 새빨간 거짓말이다. 선거용 눈속임이고 쇼라는 것이 90분 만에 입증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장인 박광온 의원은 이날 오후 자당 의원들의 SNS 단체대화방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네거티브 중단 선언을 흠집 내려 애쓰고 있다”며 “이 후보에 이어 공보단 역시 일체의 네거티브를 중단하기로 했다. 그 대열에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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