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번엔 "MB 아바타" 없다…벼르는 안철수 토론 자신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반기문 전 유엔총장이 26일 오후 반기문재단 사무실에서 회동했다. 국민의당 제공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반기문 전 유엔총장이 26일 오후 반기문재단 사무실에서 회동했다. 국민의당 제공

‘설까지 3강 체제 구축’을 공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정치계 원로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지지율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안 후보는 26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을 방문했다. 2017년 대선에 도전하려다 중도에 접은 경험이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김숙 전 유엔 대사와 함께 안 후보를 맞았다. 반 전 총장은 “나라가 분열돼 있어 미래에 희망이 없다”며 “국가 지도자가 국민의 비전을 넓고 원대하게 끌고 가는 모습을 안 후보가 제시하는 게 어떤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안 후보는 “앞으로의 생존 전략, 미래 먹거리, 일자리가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담론이 돼야한다”고 화답했다. 안 후보는 이어 “양당 후보들은 네거티브에 발목 잡혀 (국가의 주요 어젠다를) 언급하는 사람이 없다”며 “동굴 안 개구리가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이른바 ‘욕설 녹취록’과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놓고 서로 상대를 향해 공격을 퍼붓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안 후보는 이달 들어 정치권 원로들을 만나며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보수 성향 유권자를 공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지난 14일엔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냈고, 20일엔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후원회장으로 영입했다. 지난 18일 안 후보가 직접 영입한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 역시 지난 25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났다.

설 연휴를 전후로 열릴 TV 토론은 안 후보가 반등의 계기로 삼고 싶은 지점이다. 26일 법원은 안 후보가 신청한 이재명·윤석열 후보간의 양자 토론 방송금지가처분을 인용했고, 이에 따라 심상정 정의당 후보까지 포함한 4자 토론이 조만간 진행될 전망이다. 법원 결정 뒤 지상파 3사 측은 1월 31일 또는 2월 3일 토론회 개최안을 각 후보들에게 전달했다. 국민의당 선대위 관계자는 “안 후보가 2017년 대선 토론 당시의 실책을 만회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준비를 했고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당시 지지율 상위권이던 안 후보는 TV 토론에서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층의 온라인 공격 문제를 거론하며 “내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입니까”라고 발언했다가 지지율이 출렁이는 역효과를 거뒀다.

안 후보의 가족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날 아내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함께 호남 지역을 찾았다. 김 교수는 광주 동문대로 말바우시장 상인들을 만나고 화정동 아파트 공사 붕괴 현장을 찾아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미국에서 귀국해 자가 격리 중인 안설희 박사는 전날 안 후보의 유튜브에 모습을 드러내 ‘아빠 안철수’의 면모를 브이로그 형식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소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다소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만 18~39세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는 2주 전 조사보다 2.4%포인트 하락한 9.8%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