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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후, 자가진단 해보고 출근하라" 진단키트 나눠준 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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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방역체계가 시작된 경기도 안성시 보건소 선별검사소에서 26일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오미크론 방역체계가 시작된 경기도 안성시 보건소 선별검사소에서 26일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6일 1만3000명을 넘어서면서 기업과 경제 부처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향후 오미크론 확산과 핵심 기능 마비 가능성에 대비해 대형 사업장이 많은 일부 대기업은 코로나19 자가 진단 키트를 배부하거나 부스터샷 접종을 권장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부스터샷 접종 권장” 추가 지침

LG전자는 이날 임직원들에게 ‘해외출장 강력 자제’ 지침을 내렸다. 부스터샷 접종 권장 등 강화된 특별 방역지침도 추가로 적용하기로 했다. 그간 재택근무 비율을 30% 이상으로 하고, 회의는 10인 이하로만 진행하던 데서 더 나아갔다.

SK이노베이션은 25일 임직원에게 자가진단키트를 배부했다. 설연휴 이후 출근하기 전에 써보라는 취지다. 가족들도 쓸 수 있도록 인당 여러 개의 키트를 제공했다고 한다. SK 관계자는 “그간 임직원들에게 연휴 직후 가능하면 재택근무를 활용하도록 해왔는데 이번에 일부 계열사는 자가진단키트로 음성을 확인한 후 출근하도록 권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재택근무 비율 높이고 회식 전면 금지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지침을 강화한 기업들도 많다. 해운업체인 HMM은 한 달 전부터 30%였던 재택근무 비율을 50%로 높였다. 팀별로 2부제 교대 근무로 변경했다. 시차출근제를 이용해 직원들이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도 지난달부터 회식 금지가 다시 시작됐다. 사내 휘트니스, 체육시설 운영도 중지됐다. 포스코도 한 달여 전부터 집합교육·워크숍·행사와 국내외 출장을 전면 금지했다. 10인 이상 회의도 금지하고 필요한 경우 영상회의를 실시한다.

최근 반도체 부족 사태로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은 현대차 아산공장 내 쏘나타 생산라인. [사진 현대차]

최근 반도체 부족 사태로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은 현대차 아산공장 내 쏘나타 생산라인. [사진 현대차]

자동차·철강 업종은 사무직부터 재택근무를 강화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생산 현장은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2교대 근무 중인데 가뜩이나 차량 공급을 맞추지 못하고 있어 반도체가 들어오면 가끔은 특근을 하는 상황”이라며 “그래도 현장에선 서로 떨어져 근무해 사무실보다 확진자 발생 빈도는 낮다”고 설명했다. 또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엔 해당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지만 그런 날이 몇 차례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항공업계 “지금이 최고 방역 수준”

유동 인구가 많은 백화점·대형마트는 방역방침 강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백화점·마트는 다중이용시설인 만큼 방역패스 확대 등에 대한 대책 회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BGF리테일(CU)은 임직원에게 자가진단키트를 제공한다. 시차 출퇴근제를 적용해직원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외부 미팅도 전화를 권고한다. CJ는 필수 인력 외에는 재택근무(주 3일 이상)를 상시화하고, 회의·사내교육 등은 화상으로 진행한다.

지난 1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입구에 방역패스 시행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날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입장하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서나 48시간 내 발급받은 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내야 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입구에 방역패스 시행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날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입장하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서나 48시간 내 발급받은 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내야 했다. [연합뉴스]

항공업계는 “지금이 최고 방역 수준”이라고 말한다. 대한항공 등의 객실승무원은 마스크·장갑·방호복과 고글을 착용하고 근무하고, 기내 공기는 고성능 필터를 통해 2~3분마다 새로 교체한다. 입국 출국장에선 방역 당국과 군 관계자가 현장을 통제하며 외국인 입국자 중 이상 증상자를 골라내고 있다.

“분산+재택근무로 비상 상황 대비”

한국거래소는 여의도·광화문·순화동(서울역) 임시 사무실 3곳을 운영해 분산 근무하는 등 이미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분산 근무를 하면서 동시에 25% 정도는 재택근무를 해 확진자가 사무실에서 발생하더라도 재택근무 직원을 투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도 증권사들에 고객들이 창구에서 보던 업무를 비대면으로 볼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0년 4월에 만들었던 업무지속계획(BCP)를 보완하는 작업을 최근 마무리했다. 방역당국에서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새로운 방역조치를 발표하는 대로 이를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기업체에 안내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기업체는 각각 비상조직 체계와 확진자 급증 시 인력운용 계획을 준비한다.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반도체 업종 등은 1교대 수준의 인력을 추가 확보한다. 격리에 따른 인력 공백을 막기 위해서다.

다만 업체 규모와 무관하게 가이드라인이 동일해 중소기업 입장에선 BCP 수립이 어렵단 지적도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업종이나 기업별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 이를 토대로 업체 상황에 맞게 적용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26일 광주광역시 북구 보건소 신속항원검사장에서 시민들이 자가키트를 이용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6일 광주광역시 북구 보건소 신속항원검사장에서 시민들이 자가키트를 이용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설 이동 자제 위해 통행료 정상 부과

도로·철도·항공 관련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번 설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정상 부과하기로 했다. 귀성·귀향객의 이동을 줄이기 위해서다. 다음 달 10~14일엔 고속도로 휴게소에선 실내 취식이 전면 금지된다. 철도는 비대면 예매만 가능하고, 창가 좌석만 판매한다. 버스와 항공 노선도 창가 좌석 우선 예매를 권고한다. 또 여객기 조종사와 열차 기관사의 확진을 대비해 해당 기업별로 대체인력 투입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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