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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핀셋 제재'까지 꺼낸 바이든 "가까운 미래 동유럽 파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 기자들의 러시아-우크라이나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 기자들의 러시아-우크라이나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개인 제재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차원의 군사적 대응을 경고한 데 이어 푸틴 대통령 개인에 대한 제재를 언급함으로써 압박 강도를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유사시 유럽 배치에 대비하고 있는 미군 8500명 가운데 일부는 "가까운 미래"에 이동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이 지원한 최첨단 무기가 추가로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유럽으로 에너지 공급을 줄일 것에 대비해 대체 공급원 물색에 나서는 등 유럽 에너지 공급 대책 논의를 시작했다.

푸틴 직접 제재? 바이든 "그걸 보게 될 것"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로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제재를 가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 그걸 보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외국 정상을 직접 제재하는 것은 드물지만,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이 미국 제재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준비 태세 강화를 명령한 미군 8500명 가운데 일부를 "가까운 미래(in the near term)에 이동시킬 수도 있다"면서 "오로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단독으로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낼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계 태세에 돌입한 병력은 나토 작전의 일부일 뿐 미국 단독 작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우크라이나로 미군이 이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의 파병은 유럽과 상호 방위를 약속한 나토 조약 제5조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므로, 미군은 나토 비회원국 우크라이나 대신에 회원국인 폴란드 등 주변 동유럽 국가로 배치한다는 의미다.

미국이 싸운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빠져나온 지 불과 6개월 만에 다른 나라 전쟁에 다시 참여한다는 인식을 미국인들에게 주지 않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러시아가 쳐들어가면 2차 대전 이후 가장 큰 침공" 

바이든 대통령은 "그(푸틴)가 그 많은 병력으로 우크라이나를 쳐들어갈 경우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큰 침략이 될 것"이라며 그것은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의 침공 가능성을 묻자 "솔직히 말하면 찻잎을 읽는 것과 같다(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는 뜻). 모든 것은 푸틴에게 달렸다"면서 만약 침공하면 후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현 정세 판단에 변화가 있냐'는 질문에 젠 사키 대변인은 러시아가 언제든지(anytime) 공격할 수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 평가는 그대로라면서 "우리가 임박(imminent)했다고 말할 때는 임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외교적 논의와 협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침략 단념시킬 희망 아직 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통화에서 미국은 러시아 경제에 미칠 파괴적 결과에 대한 우려가 푸틴 대통령을 침략으로부터 단념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그(푸틴)의 경제적 고통에 대한 관용은 다른 지도자들보다 높을 수 있다. 하지만 그의 계산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고통의 한계점 이상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미국이 긴장 고조" 

러시아는 공격 계획을 부인하며 지금 긴장을 끌어올리는 것은 미국이라고 비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미군 8500명에게 최고 경계 태세를 명령한 행동이야말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라면서 "미국의 행동을 큰 우려 속에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나토는 방어를 목적으로 하는 안보동맹일 뿐이라고 강조하면서 러시아가 공격적이라고 반격했다.

미국산 첨단 무기, 우크라이나 도착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이 지원한 첨단 무기가 키예프 외곽 보리스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미군 수송기가 미국산 재블린 미사일 300기, 어깨로 발사되는 다목적 공격용 무기, 벙커버스터 등을 실어왔다. 우크라이나 국방력을 키우기 위해 미국이 지원하는 2억 달러(약 2400억원) 중 일부다.

바이든 행정부는 독일과 러시아 간 직통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2 중단에 대비한 유럽의 수급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와 미국 등 러시아 이외 지역에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물량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주요 천연가스 생산 업체들과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31일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군주와 에너지 수급 관련 회담을 한다. 카타르는 세계에서 LNG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나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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