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李 “네거티브 중단” 1시간 뒤 與 "김건희 출입국 기록 보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정치 개혁을 선언하며 “앞으로 일체의 네거티브를 중단하겠다”고 말했지만, 한 시간 뒤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본인과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 공세를 퍼부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정치혁신 구상 발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하며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정치혁신 구상 발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하며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데 소환이 안 되고 있다. 일반인 같았으면 당장 체포영장 발부돼 체포했을 사안처럼 보이는데 법무부가 철저하게 수사지휘를 하고 관리를 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박 장관이 답변하려 했으나 김 의원은 “당부만 드리고 준비된 게 많으니까 (이어서) 말씀을 드리겠다”며 대답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현안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현안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어 김 의원은 김건희씨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의 통화 녹취 중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언급하는 부분을 회의장에서 틀었다. 25일 이재명 후보가 방송 인터뷰에서 “(김건희씨의) 녹취록에 관해 TV토론에서 얘기할 생각이 없다. (윤 후보가) 혹시 방송을 보면 그건 방어할 준비 안 해도 된다”며 “국민이 판단하면 될 일”이라고 말한 것과 정반대의 행보다.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네거티브를 일체 하지 않겠다″ 선언한 지 90분만에 국회 법사위에서 여당 최고위원 김용민 의원은 김건희씨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의 통화 녹음파일을 재생했다. 국회방송 캡처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네거티브를 일체 하지 않겠다″ 선언한 지 90분만에 국회 법사위에서 여당 최고위원 김용민 의원은 김건희씨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의 통화 녹음파일을 재생했다. 국회방송 캡처

김 의원은 “김씨가 이미 검찰총장의 배우자가 아닌 상태에서도 한동훈 검사장에게 자기가 (제보를) 전달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징계 사건 판결문에 한 검사장은 김씨와 통화 9회, 카카오톡 메시지 332개를 주고받았다고 나오는데, 김씨가 사실상 한 검사장에게 수사지휘를 해왔던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한 검사장 관련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공감 가는 바가 있으나 저 대화를 어떤 맥락에서 했는지에 대해선…”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합당하면서 여당 법사위원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최강욱 의원은 김건희씨와 양재택 전 검사의 해외여행 관련 출입국 기록을 박 장관에게 요구했다. 최 의원은 “제보받은 내용에 의하면 김건희씨와 양재택씨가 교분을 주고받았다고 얘기되는 시기에 둘이 함께 중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며 “출입국 기록을 보면 확인할 수 있을 건데 자료제출을 통해 확인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법원(서울중앙지법 50부)은 최 의원이 지적한 이런 부분들이 사생활 문제가 아니고 기업인과 검찰 간부의 커넥션(유착)과 얽혀서 국민적 관심사가 된 공적 사안이므로 검증의 대상이 된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체코 여행의 경우 김건희씨 본인도 인정했고 출입국 기록은 법무부에 그대로 남아있다. 중국 여행 의혹의 실체적 진실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법무부장관이 여기서 그것을 확인해주거나 자료제출을 할 수는 없다.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별도의 경로로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고 답했다.

이런 박 장관의 답변에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크게 반발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카더라(의혹성)’ 뉴스를 가지고 법무부장관의 말 한마디를 듣기 위해 법사위가 열리는 이런 정치 공세는 마땅히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대통령 후보 부인의 출입국 기록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법무부 장관을 불러서 법사위를 해야 하는 거냐”며 “이재명 후보가 오늘 네거티브를 안 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이 허망하게 들린다. 법무부장관 수준이 한심하고 참 나쁜 장관이다”고 말했다.

이에 박 장관은 “체코 여행은 당사자가 다녀온 것을 인정했고, (중국 여행은)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한 것 외에 없지 않냐”며 “내가 뭐라고 답변했길래 그렇게 노여워하냐”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안질의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뉴스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안질의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뉴스1

안민석 민주당 의원 등이 “김씨의 출입국 기록이 삭제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이 나왔다. 이날 박 장관은 김씨의 출입국 기록이 삭제됐단 의혹에 대해 “사실조회 신청이 이름 ‘김건희(명신)’ 이렇게 들어와서 법무부 직원은 ‘김건희’로 먼저 검색을 해본 뒤 결과가 나오지 않자 ‘김명신’이 아닌 ‘명신’으로 검색을 했는데 마찬가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아 기록이 없다고 회신한 것”이라며 “관련 기록은 삭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안민석, 김의겸 의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이 대대적으로 공세를 했는데 그게 잘못된 거면 정말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법사위 전체회의 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김씨의 출입국 기록을 공개하며 “최순실 은닉재산 300조원의 허위사실 유포자이자 인터폴에 적색 수배된 윤지오씨의 사기극을 설계한 안민석 의원의 아니면 말고 식 폭로가 또 시작됐다”며 “국가가 전산을 조작했다는 억지를 부린 사람들은 사과하고 관련 영상을 모두 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