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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역대 최대 5조 영업이익 “올해는 현대차 수익성도 넘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서초구 양재동 기아자동차 사옥. 뉴스1

서울 서초구 양재동 기아자동차 사옥. 뉴스1

기아가 지난해 사상 최대인 5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가운데서도 상당히 선방하는 모양새다. 선제적인 재고 관리,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증가 등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 69조8624억원, 영업이익 5조657억원을 거뒀다고 26일 공시했다. 전년도와 비교해 각각 18.1%, 145.1%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기존 최대 영업이익은 2012년 3조5223억원이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277만6359대였다. 국내에서 53만5016대(-3.1%), 해외에서 224만1343대(9.1%)였다. 회사 관계자는 “특히 해외에서 고수익 차종인 레저용차량(RV)과 신차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됐다”며 “친환경차, 전기차 판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해외에서 가장 잘 팔린 차량은 스포티지와 셀토스로 각각 36만3000대, 29만8388대 판매됐다.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변수’ 

무엇보다 영업이익이 5조원대로 2020년 2조원대에서 ‘더블’이 됐다. 영업이익률은 7.3%로 ‘형님’ 격인 현대차(5.7%)보다 높다. 최근 수년간 영업이익률이 2~3%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높아졌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기아 역시 ‘제값 받기’ 효과를 누렸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량을 만드는 즉시 팔려나갔고, 상대적으로 프로모션 비용은 줄어들어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아는 카니발·스포티지 등 판매 단가가 높은 RV 비중이 60%에 달한다. 현대차(47%)보다 높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록한 기아.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록한 기아.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에서 “3년 전부터 대표 모델의 상품성을 개선해왔고, 점차 수익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는 EV6 등 전기차 판매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경영 목표는 매출 83조1000억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이라고 제시했다. 지난해보다 1조원 이상 수익을 늘리겠다는 얘기다. 글로벌 판매 목표도 작년보다 13% 증가한 315만 대로 잡았다.

업계에서도 기아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기아의 일부 차종은 오히려 형님(현대차)보다 낫다는 평이 나올 정도”라며 “현대차가 보수적인 느낌이라면, 기아는 역동적이고 트렌디해 젊은 층의 호응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사진 기아]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사진 기아]

지주회사 모비스도 사상 최대 실적 

다만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가 변수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이날 일부 증권사들은 반도체 공급 차질 우려를 이유로 목표 주가를 낮췄다. 주우정 부사장도 “반도체 부족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을 하회했고, 올 상반기까지 추이가 올해 사업계획 달성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초과 수요가 여전해 공급자 우위의 상황이 지속하면 손익 구조는 안정화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모비스도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3% 증가한 41조7022억원 영업이익은 11% 늘어난 2조401억원이었다. 매출 4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모비스 관계자는 “친환경차 생산 확대 따른 전동화 부품 판매가 늘었고, 중대형·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 공급 확대가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2021년 실적.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현대모비스 2021년 실적.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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