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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머리카락 확인했지만…"엉겨붙은 잔해에 구조 난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붕괴가 멈춘 지점인 22층 등 상층부를 중심으로 콘크리트 파편과 철근 등 잔해를 치우면서 실종자를 찾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6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붕괴가 멈춘 지점인 22층 등 상층부를 중심으로 콘크리트 파편과 철근 등 잔해를 치우면서 실종자를 찾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머리카락까지 확인…실종자 판명”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찾았으니 기대해 봐야죠.”
‘현대산업개발 신축 공사 붕괴사고’ 건물 고층부에서 실종자가 발견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추가 구조 소식을 기다리며 수색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는 26일 오전 브리핑에서 “전날 오후 5시30분쯤 붕괴 건물 27층에서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과 작업복을 발견한 뒤 내시경 카메라 등을 이용한 추가 수색에서 머리카락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수본은 전날 오후 긴급 브리핑에서 실종자 흔적을 발견한 사실을 알리며 “사람으로 추정되는 물체”라고 했지만, 신체 일부분이 확인되면서 실종자로 판명이 났다.

26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지난 11일 사고 당시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내린 모습이 여전하다. 프리랜서 장정필

26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지난 11일 사고 당시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내린 모습이 여전하다. 프리랜서 장정필

가족들 “추가 발견 가능성 높아” 기대

중수본에 따르면 27층에서 발견된 실종자는 건물 오른편에 설치된 타워 크레인과 인접한 2호실 안방 부근에 있었다. 이에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 대표 안모씨는 “1호실에는 실종자 발견 가능성이 적지만, 2호실과 중간 지점에서는 발견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구조대원들은 27층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 위층인 28층에서 통로를 뚫었다고 한다. 이번에 실종자가 발견된 구간은 지난 11일 건물 최상부인 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무너진 대형 구조물 잔해가 엉켜 있는 곳과 가깝다고 중수본은 전했다.

소방당국은 사고 이후 16일간 지하 4층부터 붕괴가 멈춘 지상 22층까지 집중적으로 수색해 왔다.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가 발견된 27층 2호실은 심하게 붕괴해 그간 접근이 어려웠던 만큼 수색을 본격화하면 실종자 추가 발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소방당국은 전날 발견된 실종자 수습조차 난항을 겪고 있다. 무너진 콘크리트 구조물 더미가 실종자를 겹겹이 둘러싸고 있어 구조대가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지난 24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야간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24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야간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실종자 발견됐지만…하층 불안정해 구조 난항”

중수본은 “실종자가 발견된 곳은 하층이 불안정해 중장비 투입도 불가능하다”며 “하층부 콘크리트가 파괴된 채 철근에 걸려있기 때문에 잔해 제거 작업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발견된 실종자 인근에서 또 다른 실종자가 나왔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사고 당시 실종된 6명이 각각 건물 28~29층 3명, 31~34층 3명씩 조를 이뤄 소방 설비와 창호 작업 등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돼서다.

하지만 중수본은 “이번에 발견된 실종자는 1명”이라며 “실종자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구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탓에 생존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3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과 현대산업개발 등이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거푸집과 145m 높이의 타워 크레인을 해체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23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과 현대산업개발 등이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거푸집과 145m 높이의 타워 크레인을 해체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번에도 구조견 ‘소백’이 실종자 발견

전날 실종자 1명을 추가로 발견한 건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소백'이었다. 9살 레트리버 수컷인 '소백'은 지난 13일 3살 독일산 셰퍼드 수컷 '한결'과 함께 사고 건물 지하 1층에서 실종자 6명 중 1명을 최초로 발견한 개다. 앞서 구조견들은 27층 외에도 22층과 28층 등에서도 이상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소방당국은 27층 외에도 구조견이 반응한 다른 층에서도 실종자가 나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중수본은 “실종자가 발견된 27층에 대한 구조 보강을 거쳐 집중 수색에 나서겠다”면서도 “건물 전체 층 모든 지역에서 (실종자) 발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중수본은 이날 사고 현장에 구조견 5마리와 인력 224명, 장비 49대를 투입해 실종자를 찾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47분쯤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의 39층짜리 건물에서 23~38층 구조물 일부가 무너져 하청업체 직원 1명이 숨진채 발견되고, 5명이 실종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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