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 보첸 한‧중‧일 사무총장 “미·중 경쟁, 3국 협력에 장애물 안 될 것”

중앙일보

입력 2022.01.26 14:12

어우 보첸(欧渤芊) 한중일 협력 사무국(TCS) 사무총장은 "중미 (경쟁) 관계 속에서도 한중일 협력은 점차 강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TCS 제공]

어우 보첸(欧渤芊) 한중일 협력 사무국(TCS) 사무총장은 "중미 (경쟁) 관계 속에서도 한중일 협력은 점차 강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TCS 제공]

“지난 20년 동안 한·중·일 3국은 이미 상호 의존도가 높은 호혜적 관계로 자리 잡았습니다. 중·미 (경쟁) 관계는 한·중·일 협력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장애물이 될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어우 보첸(欧渤芊) 한·중·일 협력 사무국(TCS)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TCS 사무실에서 진행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중·일 3국은 충돌과 갈등의 시간을 보낸 적도 있었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사실상 협력의 면이 더 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우 총장은 또 ‘미·중이 경쟁하는 가운데 한·일 양국이 미국의 핵심 동맹이란 점은 한·중·일 협력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모든 국제관계는 일방적 선택이 아닌 국익에 부합하는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는 것”이라며 “한·중·일 협력은 3국이 각자의 국익을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3국,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국가"

TCS는 2011년 9월 출범한 ‘동북아 3각 협력’ 추진체다. 2010년 5월 한·중·일 정상회의 당시 3국 정상이 사무국 설치에 합의한 지 1년 4개월 만에 서울 종로구에 사무실이 마련됐다. 3국이 2년씩 번갈아가며 사무총장을 맡는다.

어우 총장은 중국의 직업외교관 출신으로 지난해 9월 TCS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주호주 중국 대사관 참사관, 주그레나다 중국 대사, 중국인민외교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국제회의센터에서 개최한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청와대 제공]

2019년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국제회의센터에서 개최한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청와대 제공]

한·중·일 3국은 지난 20년 간 경제 협력과 민간 교류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상호 의존성도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TCS에 따르면 2018년 기준 3국의 인적 교류는 3000만명을 넘어섰고, 무역 규모는 7000억 달러(약 834조원)에 달한다.

어우 총장은 “경제력을 기준으로 볼 때 한·중·일 3국은 모두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경제적 역량이 강한 국가로, 서로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국가’에 해당한다”며 “3국의 무역 총량은 전 세계의 20%를 차지하고, 3국 모두 다양한 산업이 고루 발전한, 공급망을 완비한 국가란 점에서 한·중·일 협력은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어우 총장과의 일문일답.

한·일 및 중·일 간 양자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은 한·중·일 3국 협력에도 악재일 것 같다.
이견과 갈등이 없는 양자 관계는 없다. 중요한 것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협력 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려고 하는 의지다. 현실적으로 한·중·일 협력 역시 일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각자의 국익에 기반해 3국 협력은 점차 발전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미·중 경쟁이 가열되는 국제 정세 역시 한·중·일 협력 강화에 장애물 아닌가.
한·중·일 협력은 각자의 국익을 위해 3국이 자체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3국 협력 그 자체가 한·중·일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의미다. 3국은 떨어져서는 안 되는 이웃 국가이고, 지난 20년 간 복잡한 국제정세와 도전을 극복하며 협력해 왔다. 
한중일 협력 사무국은 2010년 한중일 정상회의 합의 결과물로 이듬해 9월 서울 종로구에 사무실이 마련됐다. 사진은 2011년 9월 열린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 개소식에서 참석한 당시 김성환(왼쪽 셋째) 외교통상부 장관, 신봉길(오른쪽 셋째) 3국협력 사무국 사무총장, 장신썬 (오른쪽 둘째) 주한중국대사. [중앙포토]

한중일 협력 사무국은 2010년 한중일 정상회의 합의 결과물로 이듬해 9월 서울 종로구에 사무실이 마련됐다. 사진은 2011년 9월 열린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 개소식에서 참석한 당시 김성환(왼쪽 셋째) 외교통상부 장관, 신봉길(오른쪽 셋째) 3국협력 사무국 사무총장, 장신썬 (오른쪽 둘째) 주한중국대사. [중앙포토]

한·중·일 협력 강화를 위한 올해 TCS의 핵심 과제는.
우선 3국 정상회의 외에 TCS가 적극 참가하고 있는 3국 간 16개 부장급 회의체를 활성화해 성과를 내려고 한다. 3국의 공신력 있는 싱크탱크와 협력해 정부 의사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인 조언을 하고, 코로나19 국면에 온·오프라인 및 하이브리드 방식을 활용해 3국 간 상호 이해를 증진하는 것도 중요 과제다. 또 3국 협력 자체의 인지도를 높이는 과제도 남아 있다. 올해 6월엔  ‘한·중·일 협력 국제포럼’을 개최해 3국의 영향력 있는 전문가와 함께 한·중·일 협력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지 논의의 장을 만들 계획이다.
코로나19로 3국 교류가 제한적인 상황에선 밀도 높은 협력이 쉽지 않을 텐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긴 하지만 점차 3국 청년 교류부터 다시 활성화할 생각이다. TCS에선 청년 교류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청년 대사 프로그램’과 ‘한·중·일 스피치 콘테스트’가 대표적이다. 또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가상 마라톤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3국 청년들이 각자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뛰는 거리와 속도 등을 입력하고, 마라톤 도중 소개하고 싶은 명소가 있으면 휴대전화로 촬영해 이야기를 담는 식으로 가상 마라톤을 통해 청년 교류를 증진하려고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