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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샴푸 모다모다 못 만든다…"원료에 유전독성, 유럽도 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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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머리를 감기만 해도 새치 머리가 검게 물든다는 '모다모다 프로체인지블랙샴푸’ 사용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제동을 걸었다. 식약처는 이 샴푸 주요 원료가 잠재적인 유전독성이 있고 피부 감작성(피부가 민감해지는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사용금지 목록에 올리기로 했다.

"고시개정 후 6개월 간만 제조, 제조 제품은 2년간 판매 가능"

모다모다 프로체인지블랙샴푸. [사진=모다모다]

모다모다 프로체인지블랙샴푸. [사진=모다모다]

문제가 된 성분은 모발 염색 기능 물질인 1, 2, 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이다. 식약처는 유럽 소비자안전성과학위원회(SCCS) 평가보고서 등을 토대로 위해평가를 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1,2,4-THB가 안전하지 않다고 최종 결론지었다.

"THB 성분, 유전독성·피부 감작성 등 우려" 

2019년 4월부터 식약처가 진행한 위해평가에 따르면, 1,2,4-THB 성분은 DNA 변이를 일으키는 등 잠재적인 유전독성을 배제할 수 없는 물질로 평가됐다. 유전독성은 특정 성분에 노출될 때 유전자가 변형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박테리아를 이용한 시험에서 이 성분의 유전독성이 확인됐고, 사람 유래 세포 등에서도 DNA 손상과 염색체 이상을 유발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윤혜성 식약처 화장품연구과장은 유전독성에 대해 "독성이 나타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반복적인 노출이 필요하다"고 했다.

피부 감작성약한 피부 자극성을 나타냈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사용 후 두피가 가렵다든지 두피 껍질이 벗겨진다든지, 심지어 탈모가 발생한다는 보고가 심심찮게 있다"면서 "사용하고 한참 뒤에 알레르기성 피부염 등이 나타나서 피부 감작성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모다모다 샴푸, 오는 6월까지만 제조 가능 

식약처는 해당 성분을 화장품에 사용하지 못하게 한 유럽 사례도 제시했다. SCCS 위해평가 결과에 따라 2020년 12월 유럽집행위원회(EC)가1,2,4-THB 성분을 사용 금지 목록에 추가했고, 지난해 9월부터는 실제 생산이 막혔다. 오는 6월부터는 해당 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유럽에서 판매할 수 없다. 허 교수는 "유럽에서는 1981년부터 1,2,4-THB 성분에 대한 1차 보고서가 나오기 시작해 가장 최근인 2019년에 6차 보고서가 나왔다"며 "이미 40여년 논의됐던 물질"이라면서 과학적 근거를 충분히 갖췄음을 강조했다.

샴푸 제조업체 측으로부터 공개적인 추가 실험이 필요하고, 함유량이나 사용 시간을 고려해 위해성을 평가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제기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문가 회의에서 유전 독성의 우려가 있는 만큼 사용량이나 빈도, 사용환경에 무관하게 금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앞으로 규제 심사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 고시 개정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고시 개정일 이후 6개월 후부터는 해당 성분을 화장품 제조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미 제조된 제품은 2년간 판매는 가능하다.

모다모다 측은 "행정예고 이후 제품의 안전성을 재검토할 기회를 요청했으나 예고된 법 개정안을 고수할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면서 "법 개정 재검토를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했다. 또 ‘잠재적 유전독성 우려’에 대한 입증을 위해 추가 시험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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