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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기부 아너패밀리 7호, 알고보니 27년전 토스트 팔던 여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27년 전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던 사장님이 1억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패밀리 회원이 됐다. 주인공은 김하경(68) ㈜이삭 대표다.

아너패밀리 7호 회원으로 가입한 김하경 ㈜이삭 대표. 대한사회복지회 제공

아너패밀리 7호 회원으로 가입한 김하경 ㈜이삭 대표. 대한사회복지회 제공

토스트 프렌차이즈 브랜드인 ㈜이삭을 이끄는 김 대표는 취약계층 아동들의 교육비 지원을 위해 대한사회복지회(회장 김석현)에 1억원의 후원을 약정하며 아너패밀리의 7호 회원이 됐다. 아너패밀리는 대한사회복지회의 1억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이다. 1회에 1억원 이상 기부하거나 5년간 1억원 기부를 약정한 경우 회원이 된다.

이날 김 대표와 대한사회복지회는 대전 ㈜이삭 본사에서 ‘나눔에 진심’ 캠페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캠페인에는 이삭토스트·이삭버거의 가맹점이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모아 참여한다. 캠페인 첫 달을 맞은 이 날 본사와 98개의 가맹점이 모은 1937만5000원을 대한사회복지회에 기부했다.

1995년 충북 청주에서 토스트 가게를 처음 연 김 대표는 현재 전국에 860여개의 가맹점을 둔 대표적인 토종 토스트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김 대표는 2004년 이삭토스트 본사를 설립하고 ‘가맹비 0원’이라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가맹점과의 상생협력을 표방하며 최근 3년간 가맹점에 31억 여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저의 작은 기부가 아이들이 스스로 소망하는 삶에 한 발짝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씨앗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이삭토스트와 이삭버거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를 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2014년부터 김 대표와 함께 8년간 일을 했다는 A씨는 김 대표를 ‘소녀 같은 분’이라고 했다. 그는 “대표님은 부끄러움이 정말 많으시고, 후원을 드러내는 걸 싫어해 좋은 일 자체에 의의를 두시는 분”이라며 “좋은 일은 좋은 일에서 끝나야 한다고 하는 편이고 조용히 기부하라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이번 기부 이후에도 김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 직접 나서지 않았다.

A씨에 따르면 과거부터 기부를 꾸준히 해오던 김 대표는 최근 코로나로 인한 교육 격차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빈부 격차에 따라 교육 지원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며 이들을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던 지난해 2월에도 PC·노트북 등을 갖지 못하거나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보호 대상 아동·청소년들을 위해 대한사회복지회에 1억400만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후원을 약정한 대한사회복지회는 1954년에 설립된 아동복지전문 사회복지법인이다. 전국 24개 시설에서 영유아·아동·장애아동·청소년·한부모가족·어르신 등 소외된 이웃을 보호하고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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