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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미래다] [기고] 대학 소프트웨어 교육에 미네르바대학의 교육 이념 접목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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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김원 가천대 AI·특임부총장

김원 가천대 AI·특임부총장

4차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으로 창의, 융합, 주도적, 도전, 소통, 협업, 글로벌, 비판적 사고, 문제해결 등의 키워드가 언급된다. 미네르바 대학도 이 같은 인재상을 교육 이념으로 2014년 1기 신입생을 받으며 시작했다.

이 대학은 캠퍼스나 강의실 없이, 미네르바 포럼이란 교육 플랫폼(소프트웨어)을 이용해 모든 과목을 세미나 형식으로 운영하고 수강생도 19명으로 제한한다. 샌프란시스코, 서울을 포함하여 세계 7개 도시에 기숙 시설을 갖추어, 학생들이 6개월씩 지내게 한다.

이 대학은 혁신적인 교육 이념과 운영 방식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교육 모델을 국내 대학의 소프트웨어 교육에 적절히 접목하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가천대는 특히 미네르바대학의 ‘학생 주도적’ 교육에 주목했다.

‘학생 주도적’ 교육이란 ‘학생이 스스로 배우는 훈련’이다. 학생 주도적 교육은 소프트웨어 교육에서 특히 중요하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여러 분야가 동시다발적으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가천대 AI·소프트웨어학부에서는 지난해부터 전면적인 ‘학생 주도적’ 교육을 하고 있다. 녹화강의, 액티브러닝, 플랫폼 지원이 대표적이다. 녹화강의는 모든 전공 수업에서 실시한다. 교수가 최소 3주 강의를 녹화해 학교 강의운영 시스템에 올리면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든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녹화강의 수업의 이점 중 하나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반복해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은 ‘벼락치기’ 공부를 막기 위해 녹화강의는 일주일 이내에 듣도록 했다. 교수는 모든 질문에 대해 24시간 이내에 답한다.

액티브러닝은 1학년 수업을 제외한 모든 전공 수업에서 필수로 한다. 최소 2주에서 최대 10주 수업을 액티브러닝으로 운영한다. 액티브러닝은 미네르바 대학의 세미나 방식 수업을 말한다.

액티브러닝은 두 단계로 진행한다. 일반 수업 말미에 교수가 몇 가지 주제에 대해 간략히 소개만 하고, 과제를 내준다. 학생들은 주제를 정해 스스로 공부하고, 그 다음 수업에서 레포트를 제출한 뒤 수업을 듣는 모든 학생들 앞에서 발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며 교수의 총평을 듣는 구조다.

학생들은 교수의 강의를 통해 지식을 전달받는 것보다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만, 다른 학생들의 발표도 들으며 일반 수업 이상으로 확실하게 배울 수 있다.

가천대는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전공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체와 공동으로 미네르바 대학처럼 ‘자율학습 플랫폼’을 개발 중인데 오는 3월에 1차 개통할 계획이다.

SLAM이라 이름 지어진 이 플랫폼에 소프트웨어 코딩 연습문제와 인공지능 등 분야에 세부 주제의 학습자료들을 올려놓아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자가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가천대는 SLAM 플랫폼 운영 경험을 축적한 후에, 국내 모든 대학의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에 개방하고, 많은 타 대학이 교육 콘텐트 확장에 참여하도록 초대할 계획이다. 가천대의 자기주도 학습 체계와 SLAM 플랫폼이 국내 대학의 소프트웨어 교육에 새로운 바람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원 가천대 AI·특임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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