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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0까지 밀린 코스피…“대외악재 더 나오면 속수무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25일 코스피 종가(2720.39)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25일 코스피 종가(2720.39)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공포가 시장을 잠식했다. 미국의 긴축 가속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로 주가가 주저앉았다. 코스피는 장 중 2700선도 위태로웠고, 코스닥은 결국 900선을 내주며 전날에 이어 또다시 ‘검은 화요일’을 맞았다. 전날 뉴욕 지수는 급락세를 이어가다 상승 마감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2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56% 내린 2720.39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12월 8일(2700.93) 이후 최저치다. 하루 낙폭으로도 지난해 2월 26일(-2.8%)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날 13개월 만에 2800선을 내준 코스피는 하루 만에 2750선도 무너지며 장 중에는 2703.99까지 밀렸다.

이날 하락은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했다. 개인투자자가 586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4623억원)과 기관(1715억원)의 매물 폭탄을 받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2.84% 하락해 889.4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900선이 무너진 건 지난해 3월 10일(890.07) 이후 10개월 만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중 메리츠화재(1.37%)와 SK텔레콤(0%)을 제외한 98개 종목이 모두 하락 마감했다. 시총 10위권 종목 중 삼성SDI(-5.87%)와 LG화학(-4.17%), 삼성바이오로직스(-3.82%), 기아(-3.16%) 등이 3% 이상 급락했다. 코스닥 시총 100위 종목 중에서는 84개 종목이 하락했다.

시장의 자유낙하에 투자자의 공포는 커지고 있다. 이날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보다 22.25% 오른 26.26을 기록했다. 3거래일 전까지만 해도 17.99였던 이 수치는 이날까지 45% 넘게 급등하며 지난해 3월 11일(26.4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포에 사로잡힌 건 국내 증시만이 아니다. 전날 뉴욕 증시는 현기증 나는 하루를 보냈다. 24일(현지시간) 나스닥은 장 중 4.9% 급락했다가, 저가 매수세가 몰리며 0.63% 상승 마감했다.

세계 증시가 공포에 질린 이유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지정학적 충돌 우려와 함께 긴축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25~26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의 가속페달을 밟는 신호가 나올까 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급락했던 뉴욕 증시가 소폭 상승 마감한 점을 보면 아직 (긴축의 속도를 당기지 않을 것이란) FOMC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 있는 모습”이라면서도 “대외 악재가 추가로 나온다면 속수무책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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