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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비행기서 낙하산 탈출…美인기 유튜버 조작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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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올림픽 스노보드 선수 출신 인기 유튜버 트레비 제이컵이 엔진이 멈춘 경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미국 올림픽 스노보드 선수 출신 인기 유튜버 트레비 제이컵이 엔진이 멈춘 경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미국의 올림픽 선수 출신 인기 유튜버가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고의로 비행기를 추락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교통안전국(NTSB)은 올림픽 스노보드 선수 출신 유튜버인 트레버 제이컵이 몰던 경비행기가 최근 캘리포니아 로스 파드레스 국유림에 추락한 사고와 관련해 공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이컵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SNS에 캘리포니아 로스 파드레스 국유림 상공에서 비행하던 중 추락하는 장면을 찍어 ‘내 비행기를 추락시켰다(I Crashed My Plan)’라는 제목으로 업로드 했다.

약 13분 분량의 영상을 보면 하늘을 날던 경비행기 프로펠러가 갑자기 회전을 멈췄고, 제이컵은 욕설을 퍼부으며 문을 열고 낙하산을 맨 채 뛰어내린다. 제이컵은 기체에서 뛰어내려서 땅에 착륙할 때까지 셀카봉으로 직접 비행기와 자신의 모습을 촬영했다. 영상에서 제이컵은 “산 위를 비행하던 중 엔진이 고장났다”며 “안전하게 착륙할 장소도 없었다”고 말했다.

제이컵은 가시덤불에 착륙한 후 약 6시간가량 숲속을 헤매다 농부를 만나 구조됐다며 “살아있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해당 동영상은 14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네티즌들과 항공 전문가들은 해당 영상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동영상을 자세히 보면 추락기는 조종석에 덕트 테이프가 붙어있고 동체 겉면에도 녹이 슬어 있는데, 그가 왜 그렇게 낡아빠진 비행기를 샀는지, 경비행기를 타면서 낙하산을 착용했다는 사실 또한 사고를 조작했다는 명백한 증거라는 주장이 나왔다.

로스 파드레스 국유림 상공에서 40년 넘게 비행기를 몰아온 로버트 페리는 “영상에서 보이는 경비행기 테일러크래프트BL6은 너무 작아 낙하산을 맨 채 탈 수 없다”며 “굳이 낙하산을 메려면 좌석의 쿠션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티머시 로레인저 로스앤젤레스 항공 변호사도 사고 직후 제이컵의 행동이 위험에 처한 사람의 행동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비행기 엔진이 꺼지면, 엔진에 재시동을 걸고 항공 교통 관제소에 연락해 도움을 청한다”며 “제이컵은 그러한 기본적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제이컵은 성명을 통해 “유튜브 조회수를 위해 고의로 비행기를 추락시킨 것이 아니다”라면서 “5살 무렵부터 내 모든 행동을 촬영해왔다. 이번 여행을 촬영하는 것 또한 나에겐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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