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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벗겨 알몸사진” 36세 직원 극단선택 공장 책임자 사퇴

중앙일보

입력

숨진 유모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야유회 사진. [MBC뉴스투데이 캡처]

숨진 유모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야유회 사진. [MBC뉴스투데이 캡처]

국내 한 중견 철강회사에서 근무하던 36살 남성 노동자가 3년 전 직장 내에서 성희롱 등의 괴롭힘을 당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이와 관련해 공장 책임자인 대표이사 등이 자진 사퇴했다.

25일 세아베스틸에 따르면 군산공장 총괄책임자인 박준두 대표이사와 제강담당 김기현 이사가 이날 자진 사퇴했다.

앞서 MBC 보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 직원이던 유모씨는 2018년 11월 전북 군산 금강 하구의 한 공터에 세워둔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씨 유서 등에는 그가 직장에서 지속적인 괴롭힘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유씨는 유서에서 반장급인 지모 씨에 의해 옷을 모두 벗고 사진을 찍어야 했다고 적었다. 그뿐만 아니라 유씨가 음식점이나 노래방 등에서 볼 뽀뽀를 당한 사실도 유서를 통해 드러났다.

또 유씨는 뇌종양의 일종인 ‘청신경종양’ 수술 당시에도 지씨가 면박을 줘 상처를 받았다고 유서에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세아베스틸은 “회사 내에서의 괴롭힘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소중한 저희 직원의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형언할 수 없는 슬픔 속에 살아가고 계신 유가족분들께 진심을 담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영진 모두는 본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책임자의 사퇴가, 피해 직원과 유가족의 크나큰 상처에 비견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지만, 이번 사건과 상처를 반면교사 삼아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아베스틸은 또한 “앞으로 당사는 회사의 가치를 위협하거나 훼손하는 불합리한 행위에 대해 ‘무관용 정책’으로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며 “구성원들이 직장에서의 고충이나 양심선언 등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다양한 계열사, 지역, 직군 등에서 발생하는 위험 요인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대비책을 마련해 나갈 것”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아를 믿고 입사하신 소중한 우리 구성원들과, 자녀와 배우자를 보내주신 세아 가족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회사, 자랑스러운 회사가 되기 위해 더욱 변화하고 발전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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