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기찻길은 열렸는데…당·군·내각 물품 선점 위해 힘겨루기

중앙일보

입력 2022.01.25 11:52

업데이트 2022.01.25 12:02

16일 오전 북한 화물열차가 압록강 북중우의교를 건너 중국 단둥시로 들어서고 있다. [웨이신 캡처]

16일 오전 북한 화물열차가 압록강 북중우의교를 건너 중국 단둥시로 들어서고 있다. [웨이신 캡처]

북한이 중국 단둥과 접경도시인 평북 신의주 간 화물열차의 운행을 재개한 가운데 열차로 수입한 화물을 배정받기 위해 노동당과 군부, 내각이 갈등을 겪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는 평안북도 무역기관 소속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열차 화물을 선점하기 위해 각 기관 소속 무역회사 간부들이 치열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며 "화물열차 편으로 중국산 생필품이 매일 (신)의주역으로 들어 오지만 한 번에 운행하는 열차의 화물칸이 13~17량으로 한정돼 있어 각 무역기관들은 한 칸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암투를 벌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2년여 만에 열차를 운행하면서 중국에서 생필품 등의 수입을 시작했는데, 기관별로 이를 가져가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열차의 화물칸 배정은 중앙당이 직접 관장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당 기관, 제2경제위원회(군수경제)와 군부 산하 무역회사에 우선 배정하고 있다"며 "내각 산하 무역회사들은 배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차단하기 위해 셀프봉쇄에 나섰던 북한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지난 17일부터 중국산 물품을 수입하고 있다. 이는 음력설(2월 1일)을 맞아 주요 기관의 간부와 노동자들에게 식료품을 공급하려는 것이란 얘기도 돈다.

익명 요구한 대북 소식통은 본지에 "설명절을 앞두고 운행이 재개된 화물열차를 통해 주로 콩기름·설탕과 같은 식료품이 들어가고 있다"며 "북한으로 들어가는 품목에 대해 북·중 간에 사전협의를 거쳤고 그 이외의 품목을 들여가기 위해서는 별도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북한은 열차 운행을 재개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관련 소식을 주민들에겐 알리지 않은 채 철저한 방역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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