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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키나파소 軍쿠데타…국영TV 생방송서 "이제 군정이 통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르키나파소 반란군 대표들이 국영 RTB 생방송에 출연해 로슈 카보레 대통령의 축출을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부르키나파소 반란군 대표들이 국영 RTB 생방송에 출연해 로슈 카보레 대통령의 축출을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반란군이 하루만에 로슈 카보레 대통령을 축출하고, 자신들이 국가권력을 장악했다고 국영TV를 통해 주장했다. 이로써 부르키나파소는 서아프리카에서 지난 18개월 간 말리·기니에 이어 세 번째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나라가 됐다.

24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부르키나파소에서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반란을 일으킨 군 대표 10여명이 국영TV에 출연해 "이제 부르키나파소는 군사 정부가 통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때 쿠데타설을 부인하며 일부 군기지가 영향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반란군이 TV생방송으로 카보레 대통령 축출 발표을 함에 따라 부르키나파소 통치에 대한 혼선이 일단락 된 것이다.

군정은 폴-앙리 산다오고 다미바 대령이 서명한 성명을통해 부르키나파소가 1년의 과도기간을 거쳐 헌정 질서에 복귀할 것이라며, 현 정부와 국회는 해산하고 모든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부르키 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에서 사람들이 국기를 든 채 반란군을 지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부르키 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에서 사람들이 국기를 든 채 반란군을 지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란군은 휴일인 전날 거사해 수도 와가두구 대통령 관저 부근에서 총격전을 벌였다. 이들은 카보레 대통령을 구금했다고 주장하며 이튿날 이튿날 사실상 쿠데타 성공을 국내외에 알렸다.

군정 대변인은 카보레 대통령의 정확한 소재를 밝히진 않으면서도 "체포된 자들이 안전한 곳에 억류돼 있다"며 이들에 대해 어떤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지 않고 존엄 있게 대우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르키나파소에서는 2015년부터 IS와 연계한 무장단체의 준동으로 2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14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경찰관과 민간인이 숨지자 정부의 안보 무능을 탓하는 여론이 높아졌고, 지난해 12월에는 쿠데타 음모를 꾸민 것으로 알려진 10여 명의 군인 등이 체포됐다.

이번엔 카보레 대통령에 대한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린 지 하루 만에 군사 반란으로 이어졌다. 반란군을 지지하는 시위대는 23일 여당인 '전진을 위한 국민운동당'(MPP) 당사에 불을 지르고 집기 등을 부수기도 했다.

2015년부터 집권한 카보레 대통령은 2020년 11월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총리 해임과 군 일부 인사를 교체하고 부패 척결을 약속했지만 결국 군사 반란과 쿠데타로 인해 권력을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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