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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유동규 힘의 원천" 묘한 시점 책 낸 성남公 전 사장

중앙일보

입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사진 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 경기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사진 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 경기도

윤정수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저지른 배임이 유력하다”고 주장했다.

“초과이익 관련 이재명 결재 문서 없어”

윤정수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의 책. 사진 출판사 '창해'

윤정수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의 책. 사진 출판사 '창해'

25일 출간 예정인 자신의 책 『대장동을 말하다』에서다. 윤 전 사장은 “대장동 사건에 대해 쏟아진 정보들의 조각을 맞춰 정리함으로써 대장동의 진실을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며 책을 출간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퇴임한 윤 전 사장은 퇴임 직전 유 전 본부장과 대장동 개발 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등이 배임의 공범이라는 요지가 담긴 사장 명의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해당 보고서 작성 과정 등도 저서에서 공개했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결재 문서에는 초과이익 보고가 없었다. 대장동 우선 사업자를 선정하는 사업협약 등에 대한 결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사업 진행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임 의혹에 선을 긋는 주장인 셈이다. 윤 전 사장은 대신 유 전 본부장을 “배임의 주역”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사실상 공사를 지배했던 유 전 본부장이 보고 채널을 독점했기 때문에 별도 보고 없이 배임을 숨긴다면 이 후보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추론하면서다.

“유동규 힘의 원천은 이재명”
다만, 측근 논란이 불거진 이 후보와 유 전 본부장의 관계에 대해서는 “유 전 본부장이 재직 당시 전권을 휘둘렀고, 그 힘의 원천이 이 후보라는 사실은 공사에서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적기도 했다.

윤정수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진 성남도시개발공사

윤정수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진 성남도시개발공사

윤 전 사장은 “결재한 공모지침서가 조작됐다”고 검찰 등에 진술한 황무성 초대 공사 사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 “하나의 해프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직 공사 사장들의 의견이 정민용 변호사(전 공사 전략사업팀장)가 작성했다고 알려진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를 두고 엇갈린 것이다.

전직 사장들 의견 엇갈려
이에 대해 황 전 사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장이 하나하나 그 많은 결재 서류를 챙기고 기억할 수 없다”며 “설사 결재를 했더라도 문제가 있었다면 후임자들이 발견해 수정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전 사장은 또 “(공모지침서에) 대형건설사를 사업자에 넣어야 한다고 했지만, 행동대장격인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에 유리하게 해주려고 그 부분을 뺐다”며 배임의 범위가 ‘윗선’까지 적용돼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공사 안팎에서는 대장동 사건 관련 공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윤 전 사장이 책을 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출판사 관계자는 “정파적 오해나 왜곡 등을 이유로 그간 언론 인터뷰를 모두 거절해온 윤 전 사장이 그간의 일을 설명하자는 취지에서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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