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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반도체 왕국 되찾겠다” 오하이오에 1000억 달러 공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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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패트릭 겔싱어(오른쪽) 인텔 CEO가 21일(현지시간) 마이크 드와인 미국 오하이오 주지사에게 실리콘 웨이퍼를 선물했다. [연합뉴스]

패트릭 겔싱어(오른쪽) 인텔 CEO가 21일(현지시간) 마이크 드와인 미국 오하이오 주지사에게 실리콘 웨이퍼를 선물했다. [연합뉴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빅3’의 투자 러시가 한창이다. 특히 인텔이 대대적인 파운드리 투자를 선언하면서, 삼성전자로선 인텔의 추격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인텔은 미국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시에 200억 달러(약 23조8700억원) 이상을 들여 첨단 반도체 공장(팹·fab) 2개를 건설한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말 착공해 2025년부터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이곳에서 차세대 반도체 제조와 파운드리 사업을 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공장 부지가 404만㎡(약 122만 평) 규모로 팹 8개를 지을 수 있다. 인텔 측은 “이곳에 향후 10년간 투자금이 1000억 달러(약 119조3400억원)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반도체 왕국’ 인텔이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한 포석이다. 지난해 인텔은 반도체 1위 자리를 삼성전자에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인텔의 지난해 매출은 731억 달러(약 87조3900억원)로 삼성전자(759억5000만 달러)에 뒤졌다.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트렌드포스]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트렌드포스]

여기에다 ‘큰손 고객’인 구글·애플·메타(옛 페이스북) 등이 자체적으로 칩 개발에 나서면서 타격을 입었다. 인텔의 패트릭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했다. 마침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520억 달러(약 62조원)의 지원금을 책정한 상태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확보해 업계 구도를 재편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파운드리 수요가 급증한 것도 주요한 배경이다.

겔싱어 CEO는 이날 오하이오주 공장 설립 발표에서 “이번 투자는 인텔이 미국의 반도체 제조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TSMC 역시 수성에 나섰다. TSMC는 지난 13일 올해 역대 최대인 400억~440억 달러(약 47조5000억~52조3000억원)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설비 투자 규모(300억 달러)보다 30% 이상 늘어난 무지막지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TSMC는 이미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약 14조400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에서는 2024년부터 반도체 제품이 생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소니와 손잡고 일본 구마모토에도 공장을 짓는다. 여기에만 70억 달러(약 8조2600억원)를 투입한다.

삼성전자도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0조원)를 들여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올해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새 공장에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된다. 5세대 통신(5G)과 고성능 컴퓨터(HPC),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특히 기존 삼성전자 오스틴 사업장과 25㎞ 거리로 서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외 사업장을 유기적으로 묶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1위는 TSMC(점유율 53.1%)다.  ‘추격자’ 삼성전자는 17.1%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인텔은 아직 10위권 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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