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상단 호텔 띄우고 광고 아닌척…아고다·부킹닷컴의 배신

중앙일보

입력 2022.01.24 15:14

업데이트 2022.01.24 16:01

숙박업체로부터 광고료를 받는 대가로 검색화면 상단에 배치하고도 소비자에겐 광고 사실을 알리지 않은 플랫폼 두 곳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는다. 어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호텔 등 숙박업소와 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여행사(OTA)의 광고 실태가 드러났다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아고다·부킹닷컴 제재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글로벌 OTA인 아고다에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공정위는 아고다와 동일한 행위가 적발된 부킹닷컴에 대해서도 이번주 중 심사보고서를 보낼 계획이다. 부킹닷컴의 경우 자진시정 의사를 밝혀 공정위가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시정을 한다고 해도 이를 참작해 제재 수위가 낮아질 뿐 법 위반을 심사하는 절차는 그대로 진행된다.

두 곳 업체에 대한 심사보고서엔 소비자 기만행위가 기재됐다. 광고임을 고의로 숨기는 등 기만적인 방법을 통해 소비자를 유인할 경우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 아고다와 부킹닷컴은 숙박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 그러면서 호텔 등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광고료를 대가로 검색 표시화면 상단에 노출해왔다.

광고 사실 숨기고 상단 노출

앱 이용자가 특정 지역을 검색하면 광고료를 낸 숙박업체가 상단에 표시되도록 해 소비자 노출도를 올리는 식이다. 앱 이용자는 광고로 인한 상단 노출이라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부킹닷컴과 아고다는 유럽 OTA 시장 점유율의 60%가 넘는 글로벌 기업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야놀자‧여기어때의 점유율이 높긴 하지만 지난해에는 아고다가 국내 숙박 플랫폼 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다만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 기만은 과태료 부과와 시정명령 외 처벌조항이 없다. 공정위는 아고다와 부킹닷컴을 병합해 소회의를 열고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과태료와 함께 동일한 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 감시” 숙박앱에 칼 뺀 공정위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2022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2022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공정위는 지난해 3월엔 아고다·부킹닷컴을 포함해 5개 OTA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시정하는 등 숙박 플랫폼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당시 공정위는 인터파크·익스피디아·호텔스닷컴을 비롯해 5개 OTA가 국내 호텔과 최혜국대우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것을 확인해 시정했다. 최혜국대우는 자사 플랫폼에 제공하는 것보다 더 유리한 조건으로는 다른 플랫폼이나 자체적으로 객실 제공을 불가능하게 하는 조항이다.

국내 숙박 플랫폼인 야놀자와 여기어때에 대한 공정위 조사도 진행 중이다.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검색결과를 노출하는데 알고리즘에 개입해 특정 상품 노출 등을 의도했는지가 핵심이다. 앞서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숙박 앱 등 주요 플랫폼사업자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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