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尹에 추격 당해도 초조함 없다, 이재명이 믿는 3가지 '디테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연초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여유있게 앞서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맹추격을 허용하자 민주당 일각에서 “그냥 이대로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건 안이한 판단”(김종민 의원)이란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후보가 ‘톤 앤 매너’(tone and manner·어조와 태도)를 바꿔야 한다”(한 당직자)는 주장도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경기 평택 평택역광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평택, 민심 속으로' 행사에서 즉흥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경기 평택 평택역광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평택, 민심 속으로' 행사에서 즉흥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따박따박’에 기댄 이재명…與 “중도층 지지 다져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후보측은 기존의 선거전략을 크게 수정할 필요는 없다는 기류다. 경기도 출신의 선대위 핵심인사는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가 지지율에 대해서 초조해하거나 불안해하는 건 없다. 다만 더 절박한 마음으로 뛰어야겠다며 결기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간 지지율과 관련해 “일희일비 않겠다”고 말해왔는데, 실제로도 기조에 변화를 주려는 움직임은 없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전체 지지율로 보면 이 후보 지지율이 윤 후보와 딱 붙었지만 ‘디테일’에선 다르게 볼 여지가 있다”며 “우선 중도 표심이 이 후보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1월 18~20일)에서 이 후보는 중도성향 응답자에게 34%의 지지를 얻어 윤 후보(27%)에 앞섰다. 4자 대선구도가 성립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16~18일 조사에선 이 후보(31%)가 윤 후보(37%)에 열세였지만 지난해 12월부터는 줄곧 윤 후보에 앞서있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의원은 “실용주의를 강조해온 이 후보에 대한 중도층 지지가 다져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 하례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민주당 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 하례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또 민주당은 이 후보가 ‘당선 가능성’에서 윤 후보에 앞서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보고 있다. 당선 가능성은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어느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전망하냐’는 문항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개별 후보에 대한 선호도를 묻는 지지율보다 ‘당선 가능성’ 문항이 좀 더 객관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업체의 전국지표조사(NBS·1월 17~19일)에서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후보는 40%로 윤 후보(34%)에 앞섰다. 같은 조사의 ‘당선 가능성’ 설문에서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46→50→48%을 기록하며 30→26→27%를 기록한 윤 후보에 줄곧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 선대위 인사는 “윤 후보의 재부상,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상승세 등 야권 전체의 지지세가 커지는데도 이 후보 지지율이 30%초·중반대를 유지한 것은 ‘선방 했다’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호남→수도권’ 상승장 기대…당 외곽선 “변화도 필요”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지역의 지지율 상승에 대한 기대도 이 후보가 기조 변화를 하지 않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69%(한국갤럽 1월18~20일 조사), 67%(NBS 1월17~19일 조사)로 50%대 후반~60%대 초반이었던 지난달 조사보다 올랐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0일 서울 성동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JM, 우리가 원하던게 이거잖아'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0일 서울 성동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JM, 우리가 원하던게 이거잖아'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지난 5일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광주를 방문하면서 ‘명·낙연대’를 공고히 했다. 지난 19일엔 이해찬 전 대표가 1박2일 일정으로 광주·전남·전북을 방문에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민주당 선대위 위원장급 의원은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선거일이 다가올 수록 역대 민주당 대선 주자의 호남 득표율인 90%대까지 오를 것”이라며 “호남에서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상승 모멘텀이 생겨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처해 “35조원 규모의 추경을 논의하자”며 여야 대선 후보 긴급회동을 제안하는 등 ‘문제해결형 리더십’도 강조하고 있다. “전략은 유지하되 메시지 강조점을 미세하게 옮긴 것”(선대위 핵심 의원)이란 말이 나온다.

다만 당 외곽에선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 ‘민’ 대표는 “이 후보 위기론의 본질은 2030의 지지를 못받고 있는데다, 5060을 향해선 문재인 정부와의 완전한 차별화 메시지를 못 주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의 기조가 다소 ‘어정쩡한 전략’으로 보일 수 있어 변화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이 후보 측이 설 연휴를 앞두고 급격한 대전환을 하기에는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이번 설 연휴때 윤 후보와의 양자토론 이후 상황에 따라 변화 여부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