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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발끝 괴사 말초동맥혈관 질환 막으려면 금연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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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전문의 칼럼 백주열 유성선병원 심장센터 전문의

 백주열 유성선병원 심장센터 전문의

백주열 유성선병원 심장센터 전문의

 당뇨를 앓고 있는 78세 남성 A씨는 최근 우측 발가락에 작은 상처가 있었다. 그는 점점 나빠지는 상처로 방문한 정형외과에서 발가락의 절단을 권유받았다. 그러나 엄지발가락 끝부분 절단 수술을 받은 후 더욱 악화했고, 상처 주위에 괴사가 생겼다. 발끝 괴사의 원인은 말초동맥혈관 질환에 의한 증상이었다. 절단 부위 회복에 더 많은 혈액 공급이 필요했으나 다리 혈관의 심한 동맥경화로 인해 상처가 더욱 나빠진 것이다.

 이는 ‘절박성 하지 허혈’로, 말초동맥혈관 질환의 한 형태다. 절박성 하지 허혈은 수개월 혹은 수주 이상 발의 상처나 괴사가 점진적으로 악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단순 당뇨족이나 당뇨병성 족부 궤양과 같은 하지 혈관의 동맥경화와는 무관한 질환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말초동맥혈관 질환은 아랫배에 위치한 하행 대동맥을 시작으로 양측 하지의 모든 부위에 발생할 수 있다. 질환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환자의 평균 연령은 심혈관 질환보다 더 고령이다. 심혈관 질환을 같이 숨기고 있는 경우가 많아 5년 동안의 추적관찰 결과 10~15%의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이 75% 이상인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절박성 하지 허혈 증상을 보이는 경우 1년 내 사망률이 25%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 통증을 척추관 협착증이나 디스크 등으로 오인해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보행 시 하지 통증이나 발가락의 상처가 더디게 호전·악화하면 말초동맥혈관 질환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말초동맥 질환자는 양측 팔과 다리의 혈압 측정을 통해 하지의 어느 부위 혈관이 막혔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컴퓨터 혈관 단층촬영(CT)을 통해 더욱 확실히 진단할 수 있다. 막힌 혈관을 열어주는 방법으로 중재적 시술을 통한 재관류술과 수술적 재관류술이 효과적이다. 족부 괴사나 상처가 말초동맥혈관 질환에 기인한 경우 재관류술은 매우 빠르고 효과적인 상처 회복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이와 같은 혈관 재개술과 함께 동반된 심혈관 질환의 조기 진단·치료는 말초동맥 질환에서 보이는 심혈관 사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말초동맥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과 함께 고지혈증·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가 필요한데, 금연은 반드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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