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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원 말' 죽음에 조수미도 분노 "동물에게 잔인한 사람은…"

중앙일보

입력

사진 인스타그램

사진 인스타그램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KBS 1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의 동물 학대 논란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조수미는 지난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태종 이방원' 학대당한 말 결국 사망'에 대한 내 생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수미는 "동물 배우(Animal Actor)들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접할 때마다 나는 개나 고양이의 연기력이 잘 실린 장면보다는 오랜 시간 동안 기다리며 찍을 때 물이나 제대로 마실 수 있는지, 훈련(Training)받을 때 맞거나 학대받은 건 아닌지 가슴을 졸이며 볼 때가 대부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래전, 공연차 내한해서 우리나라 TV에서 사극을 보려고 하면 미신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개, 고양이 장면도 가끔 볼 수 있었다"며 "그 장면들이 너무나 끔찍하고 잔인해서 단지 뛰어난 영상 기술로 만들어진 장면들이 아닌 것들을 보고 경악한 적도 몇 번 있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관행처럼 이루어지던 촬영 현장의 동물학대는 평소 생명의 가치를 느끼고 올바르게 행동, 실천하는 시민들, 동물활동가들, 그리고 이런 사실을 세상에 알리려는 많은 이들의 노력과 의지가 있기에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생명에 대한 학대행위방지와 동물의 적정한 보호 관리 부분'에 큰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동물의 방송 출연 시 미디어방침(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서 모든 방송 출연에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동물이 착취당하고 죽음에까지 이르는 일은 법으로도 강력히 처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수미는 "'동물에게 잔인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이며, 그 사람의 인성은 동물을 대하는 태도로 알 수 있다'라고 오스카 와일드는 말했는데, 살면서 내가 경험했던 그대로를 반영한 명언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한편 카라와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최근 동물학대 혐의로 '태종 이방원' 제작진을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 7화 방송분에서 이성계(김영철 분)가 낙마하는 모습이 그려졌는데, 이를 찍기 위해 제작진이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린 것이다. 넘어지며 바닥에 고꾸라졌던 말은 촬영 후 1주일쯤 뒤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KBS는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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