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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오미크론 정점 지났다"…英은 정점서 절반 이상 감소

중앙일보

입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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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하루 최대 100만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던 미국에서 오미크론발(發) 대유행의 정점이 지났다는 관측이 제시됐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더힐 등은 미국의 오미크론 확산이 정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은 전날 기준으로 앞서 7일 간 평균 72만 건의 신규 사례를 기록했다. 이는 일주일 전의 평균치인 80만7000건에서 10%가량 감소한 것이다. 실제 미국의 코로나19 일일 감염자 그래프도 꺾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하루 감염자 수는 82만5052명으로, 오미크론 확산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 14일(93만3249명)보다 12% 가량 줄었다. 다만 미국 남부에서는 아직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고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일찍 시작됐던 미국 북동부는 정점을 지나 빠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마크 레빈 뉴욕 맨해튼 자치구 회장은 “이번 유행이 지나가면서 남긴 뉴욕시의 피로도는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이제부터는 코로나19가 없어진 체하지 말고,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망치지 않는 선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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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등 오미크론 변이가 휩쓸고 간 지역에서 나타난 코로나19 확진자 그래프는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나타난 코로나19 확진자수 그래프의 모습과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 뉴욕주는 지난 1월 8일 하루 신규 확진자 4만7591명을 기록했지만, 이후 약 2주가 지난 21일 하루 확진자 수는 1만2275명으로 내려앉았다. 남아공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해 약 한 달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가 지난해 12월 15일 정점(2만6389명)을 찍고 빠르게 하락했다. 이달 21일 기준 하루 확진자 수는 3519명이다. 정점 대비 1/9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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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4일 하루 확진자 수 21만명을 넘어서며 정점을 기록한 뒤 2주가 지난 18일 9만3890명으로 50% 이상 하락했다. 22일에는 7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기록된 7만6807명의 확진자 수는 2주 전보다 54% 감소한 것이라고 전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 장관은 “영국이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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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수 아직 안 꺾여, 병상 압박

하지만 사망자 수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 미국의 7일간 평균 사망자 수는 21일 기준으로 2100명을 넘어섰다. 이는 1000명 선 이하였던 지난해 11월 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실제 21일 하루 사망자 수는 평균치보다 한참 높은 3866명으로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의 사망자 수 그래프도 아직 꺾이지 않았다. 21일 영국의 사망자 수는 288명으로 기록됐는데, 7일 평균치인 268명보다 많다. 다만 17일 기록된 438명(평균 272명)보다는 다소 낮아져 사망자 수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사망과 입원은 후행 지표”라면서 여전히 병상은 압박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잰슨 그래디병원(애틀랜타)의 최고 의료 책임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병원이 들것으로 가득 찼다”며 “더는 남은 자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프랑스 서부 사베네 지역 주민들이 코로나19 간이 테스트기를 구매하기 위해 약국 앞에 줄 서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프랑스 서부 사베네 지역 주민들이 코로나19 간이 테스트기를 구매하기 위해 약국 앞에 줄 서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유럽에서는 오미크론이 공식적으로 우세종에 올랐다. 21일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유럽연합(EU)과 유럽경제지역(EEA) 30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됐다고 밝혔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 절반이 한두 달 사이 오미크론에 강타당할 것으로 예측했다. WHO 소속 한스 클루게 박사는 오미크론이 “서에서 동으로 해일처럼 휩쓸고 있다”며 “전례 없는 확산 규모로 인해 입원자 수가 급증하고 있고, 여러 유럽 국가의 의료 시스템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가 퍼져 당국이 이를 추적하고 있다. 21일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BA.2)를 조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영국에선 지난 10일 스텔스 오미크론이 53건으로 확인됐고, 최근 426건으로 늘었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일부 특정 유전자 결함으로 기존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다른 변이와 구별이 잘 안 된다는 특징이 있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덴마크에서 지난해 말 전체 코로나 사례의 20%였고, 이후 45%까지 치솟았다. 다만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의 초기 병원 입원율은 기존 오미크론 변이와 비슷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영국 과학자들은 전했다.

“오미크론 다음 변이 성격이 중요”

CNN은 과학계 일각에서 나오는 낙관적인 전망을 전하면서도 오미크론 다음에 올 변이의 성격이 중요하다고 전제했다. 스탠퍼드 의대 이본 말도나도 교수는 “스페인 독감은 우리가 매년 보는 독감 바이러스의 선조”라며 “코로나바이러스도 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다. UC샌프란시스코 전염병학자 조지 러더퍼드 교수는 “다음에 어떤 변이가 올지는 전혀 알 수 없다”며 병원성이나 전염력을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존스홉킨스대학의 폐·중환자 치료 의사인 파나기스 갈리아사토스는 “우리는 코로나19를 막을 방법을 알기에 더는 과학적 돌파구가 필요하지 않다”며 백신과 마스크 착용, 감염 검사, 추적 등 기본 원칙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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