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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기름 범벅이 된 해변…통가 1만㎞ 떨어진 페루도 SOS [이 시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남태평양 통가의 해저화산 폭발로 수도 리마 인근 해안에서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한 페루가 사고 수습을 위해 국제적 지원을 요청했다.

원유 방제요원들이 22일 페루 카야오 주 베타니야의 카바로 비치에서 해안으로 밀려온 검은 원유를 걷어내고 있다. 페루 해안의 원유 유출 사고는 지난 15일 남태평양 통가 인근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로 인한 높은 파도로 발생했다. AP=연합뉴스

원유 방제요원들이 22일 페루 카야오 주 베타니야의 카바로 비치에서 해안으로 밀려온 검은 원유를 걷어내고 있다. 페루 해안의 원유 유출 사고는 지난 15일 남태평양 통가 인근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로 인한 높은 파도로 발생했다. AP=연합뉴스

페루 당국은 지난 15일 발생한 화산 폭발로 리마 외곽 태평양에 있는 정유공장에서 6000배럴의 원유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통가의 화산 폭발로 10000km 이상 떨어진 페루에서 원유를 하역 중이던 유조선이 유출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이탈리아 선적 유조선 마레 도리쿰 호는 사고 당시 수중 파이프라인을 통해 라 팜피야 정유공장에 원유를 하역하고 있었는데, 강한 파도에 흔들려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페루 수도 리마 북쪽 여름휴양지인 앙콘 인근의 해안에 검은 기름이 밀려왔다. AFP=연합뉴스

페루 수도 리마 북쪽 여름휴양지인 앙콘 인근의 해안에 검은 기름이 밀려왔다. AFP=연합뉴스

페루는 이번 화산 폭발에 대응해 경보를 발령하지 않았다. 하지만 태평양을 건너온 파도로 페루에서 두 명의 여성이 바다로 휩쓸려 익사했다. 원유 유출에 대해서도 페루 당국은 당초 "몇 시간 안에 통제되었다"고 발표했고, 정유공장 측도 사고 다음 날 유출을 '제한적'으로 규정했다.

여름 휴양지 앙콘 인근 해안이 끈적이는 원유로 뒤덮였다. AFP=연합뉴스

여름 휴양지 앙콘 인근 해안이 끈적이는 원유로 뒤덮였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상황은 재앙으로 번졌다. 페루 당국은 원유 유출 사고로 태평양 연안 약 20만㎡의 해변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21개의 해변이 오염되었다고 발표했다.

카바로 비치에서 원유 방제작업을 하는 페루 여성들. AP=연합뉴스

카바로 비치에서 원유 방제작업을 하는 페루 여성들. AP=연합뉴스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은 이번 원유 유출이 최근 몇 년 동안 남미에 닥친 가장 큰 생태학적 재앙이라고 말하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정유회사를 운영하는 스페인 회사 렙솔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보상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렙솔 측은 페루 해양 당국이 화산 폭발 당시 비정상적인 파도에 대해 경고하지 않았으며,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말인 22일 페루 카바로 비치에 나들이 나온 일가족이 원유 방제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주말인 22일 페루 카바로 비치에 나들이 나온 일가족이 원유 방제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페루 정부는 결국 국제적 지원을 요청했다. 미르타 바스케스 총리는 유엔이 도움을 줄 전문가팀을 보내줄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페루 베타니야의 카바로 해변에서 검은 원유를 뒤집어 쓰고 죽은 바다새들. AP=연합뉴스

22일 페루 베타니야의 카바로 해변에서 검은 원유를 뒤집어 쓰고 죽은 바다새들. AP=연합뉴스

유엔에 따르면 페루는 세계 최대의 어류 생산국 중 하나다. 많은 페루 사람들이 물고기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한다. 이번 원유 유출로 치명적 타격을 입은 어민 수십명은 정유공장 앞에서 '생태적 범죄'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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