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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가을에 더웠던 이유…작년 국내 기온 역대 두번째 높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8월 더위가 이어지던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거리에 기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더위가 이어지던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거리에 기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연평균 기온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 등 전 세계적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1년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연평균 기온은 평년 대비 0.8도 높은 13.3도를 기록했다. 1973년 전국 기상을 관측하기 시작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2016년이 13.4도로 가장 높았고, 그 바로 다음을 2021년과 2019년(이상 13.3도)이 차지했다. 역대 1위인 2016년과 비교하면 2~3월에 이동성 고기압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았던 반면, 5월과 8월은 기압골에 따른 비가 자주 내리면서 기온이 낮은 편이었다.

계절별로 보면 봄(3~5월), 가을(9~11월) 기온이 특히 높았다. 또한 수도권을 비롯한 서쪽, 남쪽 지역을 중심으로 기온 역대 1위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지방에서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2021년 전국 평균기온 분포도. 자료 기상청

2021년 전국 평균기온 분포도. 자료 기상청

2021년 전국 기온 통계값 순위. 자료 기상청

2021년 전국 기온 통계값 순위. 자료 기상청

이에 대해 기상청은 "기후 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 추세로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온 상승은 전 세계가 공통으로 겪은 문제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는 10일(현지시간) 지난해 전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1~1.2도라고 발표했다. 역대 다섯 번째로 따뜻한 해였다.

지난해 국내 기후는 전반적으로 높은 기온을 보인 가운데, 중간중간 급격한 변동이 나타나는 식이었다. 새해가 시작된 1월 상순엔 한파가 몰아쳤지만, 같은 달 하순에는 기온이 빠르게 올랐다. 이 때문에 1월 기온 변동 폭(표준편차 5.4도)은 역대 가장 컸다.

봄을 향하는 2~3월은 유독 따뜻했다. 2월 평균기온(3.4도)은 역대 3위, 3월 평균기온(8.7도)은 역대 1위였다.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서울 벚꽃 개화일(3월 24일)은 1922년 관측 이래 거의 100년 만에 가장 빨랐다. 반면 5월은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려 강수일수(14.5일)가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해 3월 벚꽃이 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뉴스1

지난해 3월 벚꽃이 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뉴스1

7월 3일 시작한 장마는 19일에 일찍 마쳤다. 중부ㆍ제주 지역은 장마 기간(17일)이 역대 세 번째로 짧았다. 폭염은 짧은 장마가 끝나기도 전에 찾아왔다. 7월 폭염일수(8.1일), 최고기온(30.8도) 모두 역대 5위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인 더위가 이어졌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떨어져 나온 고기압 영향으로 국내 인근에 집중적인 고온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가을철에 접어들어서도 덥거나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다만 10월 중순 들어 기온이 빠르게 내려가면서 급격한 추위가 찾아왔다. 서울의 첫 얼음이 10월 17일 나타나면서 1988년 이후 가장 빨랐던 게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10월 기온 변동 폭(표준편차 5.1도)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전국 연 강수량은 1244.5mm로 평년(1193.2~1444mm)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태풍은 22개가 발생했고, 이 중 3개(9호 루핏, 12호 오마이스, 14호 찬투)가 8~9월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청년기후단체 활동가들이 20일 서울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 등장한 '기후위기' 팻말. 연합뉴스

청년기후단체 활동가들이 20일 서울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 등장한 '기후위기' 팻말. 연합뉴스

지구 온난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고온 현상 등 이상기후는 앞으로 더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연평균 기온 상위 10개 중 6개(2015, 2016, 2018, 2019, 2020, 2021년)가 최근 10년 이내에 나타났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2021년은 서유럽 폭우, 북미 폭설 등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빈발했던 해"라면서 "우리나라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온과 17일간의 짧은 장마, 큰 기온 변동 등을 겪으며 기후변화 영향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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