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핸드폰사진관] 큰산개구리가 영하 21도에도 물속에서 월동하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2.01.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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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핸드폰사진관/ 큰산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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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하 21도인 아침에
이강운 박사가 계곡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깜짝 놀라서 이유를 물었습니다.
"바깥에만 있어도 이리 추운데 계곡이라뇨?"

"한겨울에 물속에서 활동하는 수서곤충을 살펴보려고요.
우리 연구소에서 지속해서 조사하거든요.
오늘 어느 정도 있는지 한번 체크해보려 합니다."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큰산개구리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큰산개구리

우선 햇빛이 나기를 기다렸습니다.
빛이 나야 물속 얘들도 움직이니까요.

빛이 들자 영하 15도입니다.
이강운 박사와 연구소 식구들이
얼음을 깨고 계곡으로 들어섰습니다.

채집은 족대를 편 채 한 사람이 아래에서 기다리고
다른 한 사람이 위에서
돌을 뒤집으며 몰아 오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얼음과 함께 채집된 수서생물이
놀랍게도 한둘이 아녔습니다.
큰산개구리, 엽새우, 하루살이, 날도래, 각다귀,
쇠측범잠자리 등이었습니다.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큰산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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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박사가 큰산개구리가 물속에서
월동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육상은 한여름에 거의 40도까지 오르죠.
겨울에는 영하 28도까지 떨어지고요.
그러면 온도 차이가 거의 70도잖아요.
사실 그 큰 온도 차이를 극복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사람은 1도만 오르고,
1도만 떨어져도 사는 데 문제가 생기잖아요.

땅보다 물속은 온도 변화가 적어요.
얼음 밑에 물은 얼지 않고 흐르니
오히려 얼음 밑이 더 따뜻하고요.

그러니까 얘네들이 살기에는 오히려
물속이 더 안정적인 생태계죠.
그러니 큰산개구리가 물속에서
겨울을 나는 겁니다."

이 박사의 설명을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바깥이 영하 21도라도
얼음 밑 수온이  1~ 2도 정도니
그들이 물속에서 살아내는 겁니다.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큰산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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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진을 얼른 찍어야 했습니다.
그들에게 가장 위험한 곳이
땅 위임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얼른 찍고 족대를 걷었습니다.
큰산개구리는 그들이 가야 할 길을
본능적으로 알았습니다.
하나같이 물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큰산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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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고스란히 든 물속으로 뛰어든 큰산개구리,
그들은 그들의 삶터로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들에겐 한겨울 물속이 최적의 장소이겠지만,
장화 신은 채 물속에 든 제 발은
어느새 꽁꽁 얼어 있었습니다.

자문 및 감수/ 이강운 서울대 농학박사(곤충학),
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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