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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까지 꿇은 김정숙 여사…'말춤' 추던 영부인이 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11월 필리핀에 이어 지난 16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또 다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반응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11월 14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카티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필리핀 현지 활동 개그맨이자 평창홍보대사로 위촉된 라이언방이 강남스타일을 개사해 평창 스타일을 부르자 흥이 난 김정숙 여사가 말춤을 따라 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11월 14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카티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필리핀 현지 활동 개그맨이자 평창홍보대사로 위촉된 라이언방이 강남스타일을 개사해 평창 스타일을 부르자 흥이 난 김정숙 여사가 말춤을 따라 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4년여의 시차를 둔 김 여사의 반응이 상반됐다.

2017년 필리핀 현지에서 활동하는 개그맨이 강남스타일을 개사한 ‘평창스타일’을 부르자 김 여사는 한복을 입은 채로 ‘말춤’을 췄다. 옆에 있던 문재인 대통령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6일(현지시간) 두바이 엑스포 쥬빌리공원에서 열린 K-POP 콘서트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중 인사하고 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 옆에서 조용히 박수를 쳤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6일(현지시간) 두바이 엑스포 쥬빌리공원에서 열린 K-POP 콘서트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중 인사하고 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 옆에서 조용히 박수를 쳤다. 연합뉴스

이번 UAE 방문 때는 ‘진짜 싸이’의 라이브 공연을 봤다. 그런데 김 여사는 공연 내내 다소곳한 표정으로 문 대통령 옆에 앉아있었다. 6000여명이 현지 팬들이 모인 공연장에 입장할 때도 손을 들어 인사한 문 대통령 뒤를 조용히 따라 걸었다. 공연 중 가끔씩 어딘가를 가리키며 문 대통령과 얘기를 나눴지만 파격적인 ‘말춤’은 없었다.

공항에서의 행동도 달라졌다.

2019년 9월 라오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비엔티안 와타이 국제공항에서 전용기에 오르기 전 환송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에 앞서 걸었던 김 여사의 행동에 대해 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9년 9월 라오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비엔티안 와타이 국제공항에서 전용기에 오르기 전 환송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에 앞서 걸었던 김 여사의 행동에 대해 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 여사는 2019년 9월 라오스 방문 당시 공항 환송식에서 문 대통령보다 서너걸음 앞서 걸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문 대통령에 앞서 걸으며 손을 들어 인사하는 김 여사의 모습에 대해 당시 야당에선 “국격이 허물어진다”, “누가 국가원수인가”라는 등의 비판이 일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킹칼리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김 여사는 이번 순방 기간의 의도적으로 문 대통령의 뒷줄에 서서 걷는 장면이 자주 포착됐다. 청와대 페이스북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킹칼리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김 여사는 이번 순방 기간의 의도적으로 문 대통령의 뒷줄에 서서 걷는 장면이 자주 포착됐다. 청와대 페이스북

김 여사는 이번 순방 때는 아예 문 대통령과 나란히 걷는 장면을 최소화했다. 대신 문 대통령의 뒤를 따르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언론 카메라에 노출시켰다.

주요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문 대통령 뒤에 섰고, 청와대가 전한 김 여사의 현장 발언도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

현지 태권도단 학생을 대하는 태도도 달랐다.

김정숙 여사가 2017년 인도네시아 기숙학교 태권도단을 만나 직접 태권도 시범을 보였다. 청와대

김정숙 여사가 2017년 인도네시아 기숙학교 태권도단을 만나 직접 태권도 시범을 보였다. 청와대

김 여사는 2017년 11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 현지 학교의 태권도 수업에 참여했다. 당시 김 여사는 흰띠를 맨 태권도 도복 차림으로 나타나 직접 태권도 시범을 보였다.

반면 이번 UAE 순방에서 청각장애인 학생들의 태권도 수업 참관했을 때는 도복이 아닌 정장 차림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는 수어로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사랑한다”는 말을 건넨 뒤 “수어로 인사를 전하려고 많이 연습했는데 태권도를 집중해서 보느라 다 잊어버렸다”며 난처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태권도 수업에서 달라진 장면은 또 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11월 9일 오전(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보고르시 알 아쉬리야 누룰 이만 이슬람 기숙학교 내 태권도장을 방문해 한 학생의 태권도복 띠를 매어주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11월 9일 오전(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보고르시 알 아쉬리야 누룰 이만 이슬람 기숙학교 내 태권도장을 방문해 한 학생의 태권도복 띠를 매어주고 있다.연합뉴스

두 번의 태권도 수업 때 김 여사는 모두 현지 학생의 태권도 띠를 직접 매어줬다. 그런데 2017년엔 선 채로 허리를 굽혔지만, 이번엔 무릎을 꿇은 자세로 변했다.

청와대는 해당 장면을 담은 다양한 사진을 공개했고, 서면브리핑에서도 “띠가 생각만큼 예쁘게 잘 안 매어지자, 김정숙 여사는 무릎까지 꿇고 다시 한번 찬찬히 띠를 매어주었습니다”라며 김 여사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홍보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17일 오전(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샤르자 인도주의 복지센터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청각장애 학생에게 승급띠를 매주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17일 오전(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샤르자 인도주의 복지센터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청각장애 학생에게 승급띠를 매주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샤르자 인도주의 복지센터에서 열린 청각 장애인 태권도 수업을 참관, 한 교육생의 태권도 띠를 매주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샤르자 인도주의 복지센터에서 열린 청각 장애인 태권도 수업을 참관, 한 교육생의 태권도 띠를 매주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러한 변화에 대해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21일 통화에서 “야권은 이번 순방을 앞두고 ‘국민들은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는데 외유성 순방을 간다’는 프레임을 걸었다”며 “이 때문에 청와대는 평소 돌발행동이 잦았던 김 여사의 동선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이어 “특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통화 녹취록 등이 공개되면서 배우자의 과도한 역할에 대한 부정 여론이 많아졌다”며 “김 여사의 과도한 적극성에 대해 부정적 평가 역시 적지 않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조용히 내조하는 장면을 연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정숙 여사와 이집트 대통령 부인 인테사르 엘시시 여사가 20일 오전(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숙 여사와 이집트 대통령 부인 인테사르 엘시시 여사가 20일 오전(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정치권에선 “김건희 씨 관련 논란이 불거진 뒤 김정숙 여사의 공개일정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말이 나온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일각에선 “윤 후보가 내세운 '제2 부속실 폐지' 공약과 관련 영부인의 역할이 적지 않음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적 배치일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후(현지시간) 카이로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이집트 한국문화 홍보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들의 활동을 격려했다. 김 여사가 자하드 딜라 알리가 쓴 캘리그라피 작품을 보고 있다. 카이로=김성룡 기자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후(현지시간) 카이로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이집트 한국문화 홍보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들의 활동을 격려했다. 김 여사가 자하드 딜라 알리가 쓴 캘리그라피 작품을 보고 있다. 카이로=김성룡 기자

이번 중동 순방 중 모두 3건의 온라인 생중계가 이뤄졌는데, 이중 1건이 김 여사가 이집트에서 단독으로 진행했던 ‘한국문화 홍보 전문가’와의 간담회였다. 청와대가 김 여사의 해외 단독 일정을 생중계했던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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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중간 기착지인 체코 프라하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8일 오전(현지시간) 프라하 성과 비투스 성당을 둘러 봤다. 꼼꼼하게 성당 내부를 둘러 보다 뒤쳐진 김 여사가 "우리 남편 어디갔냐'며 급히 뛰어 문 대통령에 다가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있다.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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