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아재술' 낙인 벗었다…집으로 스며든 위스키의 변신

중앙일보

입력 2022.01.22 09:00

업데이트 2022.01.25 13:51

캄파리 홈텐딩 키트. [사진 트랜스베버리지]

캄파리 홈텐딩 키트. [사진 트랜스베버리지]

위스키가 돌아왔다. 아재(아저씨)가 아닌 MZ(밀레니얼+Z)세대를 등에 업고, 유흥업소가 아닌 집안으로 스며들고 있다.

관세청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1억5434만 달러(1831억원)로 전년 대비 37% 늘었다. 7년 만의 상승세다. 캄파리‧아페롤‧와일드터키 등을 수입하는 트랜스베버리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의 4배 수준으로 많이 증가했다.

국내 위스키 시장에 찬바람이 분 것은 2016년 9월 이후다.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이른바 ‘접대문화’가 사라지면서다.

위스키를 찾는 수요가 다시 느는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크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홈술’이나 ‘혼술’을 하는 수요가 늘었다. 집에서 많은 술을 마시기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소량 마시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엑스-로즈 패키지. [사진 트랜스베버리지]

엑스-로즈 패키지. [사진 트랜스베버리지]

여기에 MZ세대를 중심으로 술의 맛이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따지는 애주가들이 등장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위스키 판매량의 46.1%를 20~30대가 샀다. 이전까지 가장 소비가 많았던 40~50대(43%)를 앞섰다.

지난 2년 새 20~30대 구매 비중이 39→46.1%로, 7.1%포인트 늘어난 사이 40~50대는 48→43%로, 5%포인트 줄었다. 로열 살루트 등을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도 2019년 전체 소비자의 51%가 40대였지만, 지난해는 20~30대가 53%를 차지했다.

위스키를 마시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플렉스(과시형 소비) 하려는 MZ세대의 성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보다 위스키를 구매하기도 쉬워졌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도 위스키를 판매하고 있어 손쉽게 살 수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 한 병을 마시느니 위스키 한, 두 잔을 내 입맛에 맞게 ‘셀프 칵테일’로 만들어서 즐기겠다는 MZ세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소비층 바뀌면서 주류 업체들은 MZ세대를 공략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알코올 도수를 낮추거나 용량을 줄여서 내놓기도 한다. 아예 칵테일을 만들 수 있는 도구를 곁들여 패키지로 판매한다.

트랜스베버리지는 ‘캄파리 홈텐딩 키트’를 한정판으로 내놨다. 캄파리‧와일드터키‧친자노‧불독 등 위스키 4병과 쉐이커‧지거‧칵테일 글래스‧믹싱 글래스‧스트레이너‧바스푼 등 칵테일 도구가 담겨 있다. 이 패키지만 있으면 다양한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엑스-로즈 패키지’도 있다. 리큐르인 엑스레이티드와 스파클링와인인 친자노 프로스프리츠, 칵테일 레시피를 함께 담았다.

더 발베니 바. [사진 윌리엄그랜트앤선즈]

더 발베니 바. [사진 윌리엄그랜트앤선즈]

대형마트도 위스키 칵테일 선물세트를 내놓고 있다. 홈플러스는 봄베이사파이어, 호세꾸엘보, 예거마이스터, 스미노프, 단즈카, 앱솔루트 등 저가 위스키 10종을 선물세트로 내놨다. 2만~4만원 선에 전용잔 등이 덤이다.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성향을 공략한 체험 공간도 늘고 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는 갤러리아 압구정점에 글렌피딕 체험관을 조성했다. 전문 바텐더가 제공하는 고급 싱글몰트 위스키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는 정식 카페인 ‘더 발베니 바’가 있다. 발베니 12년부터 40년까지 13가지 제품을 글라스나 테이스팅 메뉴로 맛볼 수 있다. 바텐더가 시즌마다 새롭게 선보이는 발베니 칵테일도 있다.

글렌피딕 체험관에서 맛볼 수 있는 칵테일. [사진 윌리엄그랜트앤선즈]

글렌피딕 체험관에서 맛볼 수 있는 칵테일. [사진 윌리엄그랜트앤선즈]

혼술족을 겨냥해 용량을 줄이기도 한다. 드링크인터내셔널은 패스포트 200㎖ 미니 제품을 만들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알코올 도수를 32.5도로 낮춘 위스키인 더블유19, 더블유 허니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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