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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등재 추진 ‘회암사지’ 아시나요…이성계가 무학대사와 머문 사찰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양주시 회암동 산14-1번지 일원 천보산 기슭에는 광활한 면적의 ‘회암사지’ 절터가 남아 있다. 건물만 262칸이었던 조선 시대 최대 규모 사찰인 회암사가 있었던 곳이다. 당시 승려 3000명이 수행했던 곳이다.

조선 건국 초 국가에서 운영했으나 선조 때 절은 불타 없어졌다. 지금은 절터와 지공·나옹·무학 부도 및 석등, 비석 등 일부 유물만 남아 있다. 회암사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서 물러난 뒤 무학대사와 함께 머무른 곳이다. 세종의 형인 효령대군도 이곳에서 불도를 닦았다고 한다.

경기도 양주시 천보산 기슭에 위치한 ‘회암사지’. 양주시

경기도 양주시 천보산 기슭에 위치한 ‘회암사지’. 양주시

문화재청,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선정  

회암사 터가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양주 회암사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첫 관문인 ‘잠정목록’에 오르면서다. 문화재청은 지난 13일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회의에서 양주 회암사지를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선정할 것을 의결했다.

경기도 양주시 천보산 기슭에 위치한 ‘회암사지’. 양주시

경기도 양주시 천보산 기슭에 위치한 ‘회암사지’. 양주시

문화재위원회는 양주 회암사지를 잠정목록으로 선정하면서 유산의 성격과 명칭, 부도군(浮圖群)과 사찰구역 사이의 연결성 등에 대한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를 권고했다.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려면 잠정목록, 우선등재목록, 등재신청 후보, 등재신청 대상 등 네 단계의 국내 심의를 거쳐야 한다.

양주 회암사지는 앞서 2018년과 2020년 잠정목록 선정 심의에서 부결된 바 있다. 문화재청은 올해 상반기 양주 회암사지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잠정목록으로 정식 등록할 예정이다. 현재 유네스코에 등록된 한국의 세계유산 잠정목록은 모두 12건이며, 신규 등록은 약 3년 만이다.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 부도와 석등, 묘비. 중앙포토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 부도와 석등, 묘비. 중앙포토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 등 보물 4건 포함 9건 지정문화재  

양주 회암사지는 1964년 사적(3만 3391㎡)으로 지정됐다. 주변 문화재보호구역까지 포함하면 총 32만 3117㎡ 규모다. 유산구역 내에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 등 보물 4건을 포함해 모두 9건의 지정문화재가 있다.

이곳에는 회암사지 선각왕사비(보물 제387호), 무학대사탑(보물 제388호), 무학대사탑 앞 쌍사자석등(보물 제389호)과 같은 문화재가 남아 있다. 3.2m 높이의 당간지주(幢竿支柱), 주춧돌, 석축 등도 있다.

절터에서는 1997년부터 2015년까지 발굴 조사와 이후의 부분적인 조사 과정에서 1만 20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조선 태조의 연호가 새겨진 기와 막새, 효령대군의 기와 불사 유물, 조선 왕실 전용 도자기, 불상, 불화 등이 나왔다.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유물 전시 및 교육  

출토된 유물 대부분은 회암사 절터 입구에 있는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박물관은 양주시가 2012년 10월 127억원을 들여 개관했다. 지상 2층(연면적 3561㎡) 규모다. 박물관은 고려 말·조선 초 최대 왕실사찰이었던 회암사의 역사와 위상을 재조명하고, 유물수집·보관·연구·전시·교육 기능을 하고 있다.

박물관에서는 조선왕조실록 등 10종류의 문헌에 나타나는 회암사 관련 문헌 기록을 종합하고 해석해 회암사의 역사를 소개한다. 회암사에 머물면서 한국 불교사의 중요한 업적을 남긴 지공·나옹·무학 등 승려들의 생애도 조명한다. 회암사지에서 출토된 중요유물과 영상을 통해 왕실사찰 회암사의 위상도 소개한다. 회암사를 찾은 태조 이성계의 행차장면 모형과 회암사에서 발굴한 조선왕실 문화를 대변하는 주요 유물도 전시한다.

경기도 양주시 천보산 기슭에 위치한 ‘회암사지’. 양주시

경기도 양주시 천보산 기슭에 위치한 ‘회암사지’. 양주시

문화관광해설사 안내받아 회암사지 둘러볼 수도  

김종임 양주시 학예연구사는 “박물관에서는 고려 말에서부터 조선 초까지 최대의 왕실사찰이었던 회암사의 규모와 가치를 보여주는 회암사 대가람 복원모형 및 영상도 볼 수 있다”며 “회암사지를 방문하면 문화관광해설사로부터 안내를 받아 절터를 둘러볼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성호 양주시장은 “양주시는 회암사지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신청을 통해 역사문화 도시로서의 양주시 브랜드가치를 제고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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