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수처 정치 중립성 논란 유감” 김진욱, 첫돌 맞아 뒤늦게 사과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772호 12면

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김진욱 공수처장이 취임 1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김진욱 공수처장이 취임 1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앞으로 처장이 사건 입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2층 대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열린 취임 1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고 미흡했던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직사회의 부패 척결과 권력기관 견제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기대를 되새기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자세로 업무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공수처가 직접 수사하기 위해 입건한 때부터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논란이 일었던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치적 의도를 갖고 선별해 입건한다는 저간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공수처장이 사건을 선별해 입건하도록 한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게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건 후에는 검사들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주도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도록 해 중립성·독립성 논란이 일지 않도록 최대한 유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출범 이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관련 ▶고발 사주 ▶옵티머스 펀드사기 부실수사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사건 모해위증 의혹 수사방해 ▶판사성향 문건 작성 의혹 등을 줄줄이 입건, 여운국 차장을 주임검사로 한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력을 집중하면서 정치적 편향성 우려를 낳았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을 개정해 처장이 사건 입건에 관여하지 않음으로써 사건 입건과 관련한 중립성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 처장은 ‘새로운 조직문화와 수사 시스템’을 언급하며 “공수처 검사의 지위를 겸하면서 기관의 책임자이기도 한 처장에게는 수사에 대한 통제기관의 역할이 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 성과 이상으로 수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인권과 관련한 문제점은 없는지 상시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입건 과정에선 손을 떼겠다면서도 수사 과정에선 ‘통제 기관’으로서 자신이 개입할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김 처장은 최근 논란이 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한 ‘통신 사찰’ 논란 ▶고발 사주 의혹, 이성윤 서울고검장의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무마 사건 공소장 유출 의혹 수사 과정에서의 위법 압수수색 논란에 대해선 “성과를 내기 위해 서두른 것은 아닌지, 근거 법령을 준수해 (통신자료를) 조회했다는 차원이 아니라 조회 범위가 과도했던 것은 아닌지 등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수사에 있어 인권침해 논란이 일지 않도록 더욱 유의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중앙일보·TV조선 등 언론인에 대한 통신영장 청구에 따른 ‘언론 사찰’ 논란에 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