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주간 팍스로비드 109명만 투약…65→60세 이상 대상 늘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투약 대상이 기존 65세 이상에서 60세 이상으로 낮아진다. 처방 대상시설도 기존 재택치료, 생활치료센터 외에 요양병원, 요양시설, 감염병전담병원으로 넓힌다. 예상보다 처방이 많이 이뤄지지 않자 방역 당국이 범위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팍스로비드 국내 도입 일주일 만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4일 처방 시작 후부터 20일까지, 일주일 동안 팍스로비드 처방 환자는 109명에 불과하다. 이 중 약 80%인 88명이 재택 치료자고, 나머지 21명은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받는 환자들이다. 지난주 국내에 들여온 팍스로비드 물량은 하루 1000명씩 투여 가능한 양이다. 중대본은 도입 초기인 데다 고령층의 높은 예방 접종률 등 방역 조치로 투약 대상자 수가 많지 않은 것을 원인으로 들었다.
관련 기사) 하루 1000명 처방 가능 팍스로비드, 사흘간 39명뿐인 이유 

14일 서울 지역 전담약국에서 중랑구보건소 직원이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받고 있다. 연합 뉴스.

14일 서울 지역 전담약국에서 중랑구보건소 직원이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받고 있다. 연합 뉴스.

확대된 처방 범위, 무엇이 바뀌나?

60세 이상으로 처방 대상이 확대되는 건 22일부터다. 중대본은 연령 기준을 5살 낮추면서 투약 대상자가 약 30%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오늘(21일) 60세 이상 확진자는 574명 나왔고 60~64세에 해당하는 연령자는 194명"면서 "투약 대상도 3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는 재택치료자,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뿐 아니라 노인 요양시설, 요양병원 환자에게도 팍스로비드 처방이 가능해진다. 특히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21곳에는 전체 병상의 50% 규모인 1천500명분의 치료제를 미리 공급해 병원에서 직접 처방과 조제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일반 노인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에선 재택치료자와 마찬가지로 의료기관에서 처방받고 담당 약국에서 조제 받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후 도입 물량 등을 고려해 오는 29일까지 감염병 전담병원 233곳에도 팍스로비드를 공급할 예정이다.

조제를 맡는 담당약국도 늘린다. 현재 280곳으로 각 시·군·구 별 1~2곳 정도였다면, 1월 말까지는 총 460곳을 확보해 시·군·구 별로 3~4곳 정도의 담당 약국을 지정한다. 이렇게 되면 주말과 휴일에도 안정적으로 공급이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먹는 치료제' 처방 늘어날까? 

현장에선 당장 처방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기의 한 생활치료센터에서는 "새로운 처방 대상 기준으로 환자 풀을 돌려보니 대상자가 2명 정도 늘어났다"고 했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는 "30~50대 재택치료자는 많지만 60대 이상은 대상자가 그리 많지 않다"고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상황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단기간에 유행이 커지면 물량이 모자랄 가능성도 있다"면서 "다음 물량 도입까지는 지금 물량으로 버텨야 한다"고 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팍스로비드 처방의 가장 큰 걸림돌이 병용 금기 약물 투여 대상이 굉장히 넓다는 것"이라며 "어떤 약을 얼마나 용량 조절하고, 기존 약을 끊고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등에 대한 가이드는 계속해서 나올 것이니 지침을 만들어 나가면서 처방을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방역 당국은 환자의 치료제 투약 가능 여부를 의료진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다음 주 중 전국 의료기관의 진료 지원시스템에 진료 이력과 신장 기능 정보 등을 추가할 방침이다. 또 관련 학회 자문을 바탕으로 신장 기능 저하, 간 질환 환자에 대한 투약 판단 기준도 마련해 의료진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