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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쌍둥이 유죄 선고한 2심에…부친 "양심은 지켜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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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교무부장인 아버지에게서 정답을 받아 시험을 치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쌍둥이 자매 중 한 명인 현모 양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부장판사 이관형 최병률 원정숙)는 이날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현모 쌍둥이 자매에게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쌍둥이 중 언니는 지난해 11월 결심 공판에 이어 이날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지만 선고는 그대로 내려졌다. 뉴스1

숙명여고 교무부장인 아버지에게서 정답을 받아 시험을 치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쌍둥이 자매 중 한 명인 현모 양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부장판사 이관형 최병률 원정숙)는 이날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현모 쌍둥이 자매에게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쌍둥이 중 언니는 지난해 11월 결심 공판에 이어 이날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지만 선고는 그대로 내려졌다. 뉴스1

'숙명여고 시험 답안 유출 의혹'을 받는 쌍둥이 자매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9부(이관형·최병률·원정숙 부장판사)는 21일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의 두 쌍둥이 딸(21)들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은 2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사회봉사를 명령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 같은 학년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 것은 물론 공교육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도 정당하게 성적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뉘우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아버지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했고, 범행 당시 만 15∼16세로 고교 1∼2학년이었던 피고인들이 숙명여고에서 퇴학 처분을 받은 점, 형사처벌과 별개로 국민적 비난과 지탄을 받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공판에는 이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고 복역을 마친 아버지 현씨도 법정에서 판결을 지켜봤다. 그는 유죄가 선고되자 "말도 안 된다", "아무리 모순적이라도 양심만은 지켜야죠" 라고 소리치다가 제지되기도 했다.

쌍둥이 자매는 숙명여고 1학년이었던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이듬해 1학기 기말고사까지 다섯 차례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을 보고 시험을 치러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 쌍둥이 자매는 당시 성적이 크게 올랐고, 2학년 때는 문·이과에서 각각 1등을 하는 등 급격한 성적 상승을 보이면서 문제 유출 의혹의 대상이 됐다. 이들은 경찰 수사가 발표된 2019년 12월 학교에서 퇴학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자매가 미성년자였던 1심에서는 장기 3년에 단기 2년의 실형을 구형했고, 성인이 된 항소심에서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쌍둥이 측은 1심부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자매가 시험지에 엉뚱한 값을 적어 문제를 풀었는데도 정답을 맞힌 점 ▶정답이 정정된 대부분의 경우에서 다른 상위권 학생들과 달리 정정 전 답을 써낸 점 ▶유출한 답을 포스트잇에 메모한 점 등을 근거로 유죄를 인정했다.

2심에서 쌍둥이 측은 2018년 경찰 수사 당시 쌍둥이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위법하게 진행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경찰이 영장을 아버지 현씨에게만 제시하고 딸들에게는 제시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이런 변호인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영장에 기재된 혐의에 대해서는 아버지와 공범 관계에 있다"며 "경찰이 압수를 위해 휴대전화를 요구하는 걸 알면서도 당시 아버지에게 점유 이전해 아버지에게 그 제출 권한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딸보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아버지 현씨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2020년 3월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의 실형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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