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에 팔고 바닥에 사냐, 돈벌기 쉽네" 조롱당한 카카오페이

중앙일보

입력 2022.01.21 15:38

업데이트 2022.01.21 16:15

“고가에 팔고 다시 저가에 매입. 경영진이 주식 고수네.”
“그 때는 고점이고 이제는 바닥인가 싶은가 보다.”

카카오페이 '주식 먹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카카오그룹이 쇄신안으로 내놓은 자사주 재매입에 대해 종목토론방 등에 올라온 개인투자자의 반응이다. 임원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했을 때보다 주가가 30%가량 떨어진 상황이라 오히려 '저점매수'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왼쪽에서 여섯 번째)가 지난해 11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왼쪽에서 여섯 번째)가 지난해 11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21일 카카오페이 주가는 전날보다 6.62% 오른 1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내정자 등 카카오페이에 남는 5명의 경영진이 매각한 주식을 다시 매입하기로 한 결정이 일단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경영진의 '먹튀 논란'으로 주가 하락과 경영진 사퇴 등의 홍역을 치렀다. 카카오 대표로 내정됐었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내정자 등 8명이 상장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 10일 스톡옵션을 통해 취득한 주식 900억원어치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팔아치우며 '먹튀 논란'에 휩싸였고, 주가는 곤두박질했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20일 류 대표와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CFO),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CBO)이 사퇴를 결정했다. 이에 더해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된 신원근 부사장 등 재신임된 5명의 경영진은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해 자신들이 매각한 주식을 다시 매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됐던 류 대표는 앞서 지난 10일 카카오 대표도 자진사퇴했다.

개인투자자 "고점매도 저점매수냐"

경영진 사퇴와 자사주 재매입에도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기는 어려운 모양새다. 주가 상승에도 개인투자자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날 카카오페이 종목토론방에는 “재매입 웃긴다. 어차피 이 정도 떨궈놨으면 재매입할 거면서 이익 보고 이제 와서 사죄의 뜻인 양 한다” “임원진 고점 매도 저점 매수. 돈 벌기 쉽다” 등 부정적인 댓글이 주를 이뤘다.

개인투자자의 마음이 돌아선 건 임원 8명이 스톡옵션을 행사한 지난해 12월 10일 이후 급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9일 20만8500원이던 주가는 현재 14만5000원이다. 약 30%가량 하락했다. 당시 임원들은 1주당 5000원에 취득한 주식을 20만4017원에 매도해 주당 약 19만9000원의 이득을 남겼다.

자사주 매입 시기 등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가격 수준에서 사들인다고 하면 판 값보다 30% 정도 싸게 다시 사는 셈이다. 카카오페이측은 "내부자거래방지법 등 법률적 검토 이후 자사주 매입 시점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주요 임원이 6개월 이내에 자사주를 비싸게 팔았다가 다시 매입할 경우 회사는 차액을 반환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일부 임원만 자사주 매입, 효과는 지켜봐야 

카카오페이의 자사주 재매입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신뢰 제고를 위한 행동을 취한 만큼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매도에 대한 걱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익명을 요청한 애널리스트는 “모든 임원도 아니고 남은 임원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이라 효과가 클지 의문”이라며 “21일 카카오페이 주가 상승도 저점에서 기술적 반등으로 보아야 할지 자사주 매입 때문일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다.

실제로 가장 많은 스톡옵션을 처분한 류 전 대표는 퇴사한 만큼 자사주 재매입에 참여하지 않는다. 류 전 대표는 당시 23만주를 처분해 임원진 중 가장 많은 수량의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아직 48만주의 스톡옵션도 남아 있다.

게다가 임원들의 스톡옵션 행사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당분간 카카오페이 주가가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스톡옵션 행사로 인한 현금결제 형태의 주식보상비 약 100억원이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SK증권은 주식보상비용으로 인한 4분기 영업적자 폭 확대를 이유로 카카오페이 목표 주가를 21만원에서 14만 5000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보호예수 물량 해제란 악재도 남아있다. 카카오페이는 다음 달 3일 3개월 의무보유 물량이 해제된다. 전체 기관 물량 가운데 23.8%에 해당하는 222만2087주가 매도 가능해진다. 상당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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