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 K-감독 열풍, 말레이시아 사령탑에 김판곤

중앙일보

입력 2022.01.21 15:28

업데이트 2022.01.21 15:34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말레이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게 됐다. [중앙포토]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말레이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게 됐다. [중앙포토]

동남아시아에 한국인 감독 열풍이 불고 있다. 박항서(63) 베트남 감독, 신태용(52) 인도네시아 감독에 이어, 말레이시아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김판곤(53)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선임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1일 “김 위원장이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됨에 따라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축구협회도 이날 김 위원장을 자국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27일과 다음달 1일 열리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레바논, 시리아 원정경기까지만 한국 대표팀과 동행한다. 김 위원장은 2018년 대한축구협회에 부임해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 등을 선임했다.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9년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 등에 기여했다. 김 위원장은 올 초 스즈키컵 이후 말레이시아 축구협회로부터 감독직을 제안 받은 뒤 대한축구협회에 보고했다. 협회는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김 위원장의 의지를 존중해 승낙했다.

2010년대 홍콩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김판곤은 “축구협회에서 미력하나마 소임을 다했다고 보기에, 이제는 지도자로 현장에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다. 말레이시아 대표팀의 발전 가능성과 그들의 비전에 공감했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위해 말레이시아행을 결단했다”고 밝혔다.

박항서 베트남축구대표팀 감독. [중앙포토]

박항서 베트남축구대표팀 감독. [중앙포토]

동남아시아 축구대표팀과 프로팀이 한국인 지도자를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2017년 베트남을 맡아 신호탄을 쐈다. 박 감독은 2018년 ‘동남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스즈키컵 우승을 이끌었고, 베트남을 최초로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 시켰다.

2020년 1월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맡은 신태용 감독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올 초 끝난 스즈키컵 준우승을 이끌며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다. 신 감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86만명이 넘고, 최근 인도네시아 루왁 커피 광고까지 찍었다. 김도훈(52) 감독은 지난해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 지휘봉을 잡고 싱가포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4위 약체 말레이시아 대표팀도 지도자 한류 열풍에 올라탔다.

인도네시아에서 커피 광고를 찍는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사진 신태용]

인도네시아에서 커피 광고를 찍는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사진 신태용]

동남아시아의 한국 감독 선호 현상에 대해 한준희 해설위원은 “축구의 발전 단계로 보면, 우리가 동남아에 비해 이미 이론적, 과학적, 지도법적 측면에서 더 선진적인 단계에 들어서 있다. 동남아 팀들 입장에서는 선진 노하우를 지닌 감독들을 임명하게 되는 것이다. 경험적 측면에서도 한국 지도자들이 동남아 지도자들보다 더 높은 레벨의 축구를 경험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어 한 위원은 “한국 지도자들은 선수들의 멘탈 관리에도 강점이 있다. 또한 유럽에서 지도자를 데려올 수도 있지만, 한국 지도자들이 아시아 축구에 대한 이해가 더 깊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은 “한국인 특유의 부지런함과 근성이 동남아 선수들에게 녹아드는 모습을 좋게 봐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 감독 부임 초기에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20분만 뛰면 걸어 다니고 승부욕이 부족했다. 하지만 최근 스즈키컵에서는 예전보다 체력과 멘털이 강해진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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