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더블로” 35조 추경 증액 요구…나랏빚‧물가‧금리 위험

중앙일보

입력 2022.01.21 15:04

업데이트 2022.01.21 15:17

정부의 14조원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국회까지 통과하면 추경은 확정되고 집행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추경을 35조원으로 증액하자며 대선후보 긴급 회동을 제안하는 등 여‧야 할 것 없이 추경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추경 규모가 증가하면 물가‧금리‧국가채무 상방 압력도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래픽] 2022년 추경안 규모·세부내역. 연합뉴스

[그래픽] 2022년 추경안 규모·세부내역. 연합뉴스

14조 정부안에 여·야 “35조 하자”

21일 정부가 국무회의를 열어 추경 규모와 내용을 확정했다. 한국전쟁 도중이던 1951년 이후 71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가 1월에 추경안을 편성했다. 이를 국회 제출도 하기 전인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국민의힘이 제안한 3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추경 편성에 100% 공감하고 환영한다”며 모든 대선 후보가 모일 것을 제안했다. 후보 중 누군가는 차기 정부의 대통령이 되는 만큼 우선 합의를 통해 차기 정부에서 쓸 예산을 조기 집행하자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목적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를 위한 여야 모든 대선 후보 간 긴급 회동을 제안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목적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를 위한 여야 모든 대선 후보 간 긴급 회동을 제안했다. 연합뉴스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금 당장 필요한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확실하게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소상공인 지원금을 1인당 1000만원으로 증액하고, 손실보상률을 현행 80%에서 100%로 올리는 내용의 추경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선 32조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 이 후보가 여기에 화답해 “당장 하자”고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1일 오전 충남 천안시 아우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충남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청년 당원들과 퍼포먼스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1일 오전 충남 천안시 아우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충남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청년 당원들과 퍼포먼스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 정부안이 존중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이지만 여‧야가 함께 주장한다면 정부가 이를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기재부의 한 간부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나오는 추경 요구는 목적이 있는 건데 정부가 주장을 관철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전에도 반대하다가 결국 정치권에 끌려갔는데 또 반복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81%가 적자국채, 증액 시 나랏빚 늘어

정부의 14조원 추경 중 11조3000억원의 재원은 적자국채 발행으로 마련된다. 여‧야가 말하는 대로 30조원대 추경이 이뤄지면 그만큼 국채 발행 규모도 커지게 된다. 국가채무‧물가‧금리 모두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전망이다. 이번 정부 추경안으로만 해도 올해 국가채무는 1064조4000억원(본예산 기준)에서 1075조7000억원으로 늘어난다. GDP 대비 채무 비율 50%라는 ‘선’도 깨졌다. 이 후보가 말한 대로 국채 추가 발행으로 35조원 추경을 하면 나랏빚은 1097조원에 육박한다.

코로나 추경 규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기획재정부]

코로나 추경 규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기획재정부]

금리·물가 상승 요인 작용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국고채 발행 물량이 늘어나면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곧 시장금리 상승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시장금리 상승까지 겹치면 가계부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대출금리 선행지표로 불리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추경 발표가 있을 때마다 상승을 거듭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첫 추경 방침을 밝힌 2020년 2월 연 1.139%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일 2.119%까지 올랐다.

시중에 풀리는 돈이 늘어나면 물가 상승도 피하기 어렵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5%, 생산자물가는 6.4% 올랐다. 모두 2011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도 고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이번 추경으로 돈이 더 풀리면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물가에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추경 규모가 더 늘어나면 물가 우려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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