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고소인과 피고소인 사는 곳 다르면 관할 경찰서는 어디?

중앙일보

입력 2022.01.21 15:00

[더,오래] 정세형의 무전무죄(51)

2021년은 우리나라 범죄 수사에 큰 변화가 있었던 해라고 할 수 있다. 즉,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등이 개정되었는데, 개정된 법률이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범죄 수사의 큰 줄기에 변화가 생겼다.

지난 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등 범죄 수사의 큰 줄기에 변화가 생겼다. [사진 Wikimedia Commons]

지난 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등 범죄 수사의 큰 줄기에 변화가 생겼다. [사진 Wikimedia Commons]

우선, 기존 형사소송법에서는 경무관, 총경, 경정, 경감, 경위가 하는 모든 수사에 대해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했다. 개정법에서는 이와 같은 규정을 삭제하고 경무관, 총경 등은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하도록 하였다.

또 검찰청법에서도 기존과는 달리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등 구체적으로 규정하였다.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1. 범죄수사, 공소의 제기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다만,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는 다음 각 목과 같다.

가.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나. 경찰공무원이 범한 범죄
다. 가목ㆍ나목의 범죄 및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와 관련하여 인지한 각 해당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

위와 같은 법률 개정에 따라 실무에서도 큰 변화가 생겼다. 범죄 피해를 당한 사람이 고소할 때 유의할 사항에 대해 몇 가지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고소장 접수
앞서 살펴보았듯이 이제는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가 부패범죄 등 중요 범죄로 제한됨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대부분의 사건은 경찰이 수사를 담당하게 되었다. 그 결과 과거에는 사건의 종류를 불문하고 피해자가 검찰에 직접 고소를 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2021년 1월 1일부터는 5억원 미만의 사기·횡령·배임 사건이나 명예훼손 사건과 같이 일반 국민이 겪는 대부분의 사건은 경찰이 수사를 담당하게 됐다.

그렇다면 어느 경찰서에 고소를 접수해야 할까.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토지관할은 범죄지, 피고인의 주소, 거소 또는 현재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사건의 관할 및 관할사건수사에 관한 규칙(경찰청훈령)에서도 ‘사건의 관할은 범죄지, 피의자의 주소·거소 또는 현재지를 관할하는 경찰서를 기준으로 한다’고 하면서 ‘사건관할을 달리하는 수개의 사건이 관련된 때에는 1개의 사건에 관해 관할이 있는 경찰관서는 다른 사건까지 병합해 수사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일반적인 고소 사건과 관련되어서는 대체로 피고소인, 즉 가해자가 사는 곳을 기준으로 관할 경찰서가 정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고소인과 피고소인이 사는 곳이 다른 경우 고소인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자신이 사는 곳의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길 원하겠지만 고소인이 사는 곳의 관할 경찰서에 사건을 접수하더라도 위와 같은 관할 문제 때문에 피고소인이 사는 곳의 관할 경찰서로 사건이 이송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거나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수사가 신속하게 이루어지길 원한다면 다소 번거롭더라도 피고소인이 사는 곳이 관할 경찰서에 고소하는 것이 낫다.

고소장 작성의 중요성
한편 과거에는 검찰과 경찰로 분산돼 접수되던 사건이 2021년부터 경찰에만 접수된 결과 일선 경찰서에서는 그만큼 업무가 과중되어 담당 수사관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사관이 사건을 파악하기 쉽도록 사건 내용을 잘 정리하여 고소장을 작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억울한 피해를 당해 경찰서에 고소하러 갔지만 고소 접수조차 받아주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고소·고발을 반려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고소·고발 접수 기준 (경찰청 범죄수사규칙 제42조 제1항)
① 경찰관은 고소·고발이 있는 때에는 이를 접수하되, 다음 각호의 하나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수리하지 않고 반려할 수 있다.

1. 고소·고발사실이 범죄를 구성하지 않을 경우
2. 공소시효가 완성된 사건
3.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이미 법원의 판결이나 수사기관의 처분이 존재하여 다시 수사할 가치가 없다고 인정되는 사건. 다만, 고소·고발인이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사실을 소명한 때에는 예외로 함
4. 피의자가 사망하였거나 피의자인 법인이 존속하지 않게 되었음에도 고소·고발된 사건
5. 반의사불벌죄의 경우,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가 있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가 철회되었음에도 고소·고발된 사건
6. 「형사소송법」 제223조의 규정에 의해 고소 권한이 없는 자가 고소한 사건
7. 「형사소송법」 제224조, 제232조, 제235조에 의한 고소 제한규정에 위반하여 고소·고발된 사건

따라서 누군가를 고소하고자 한다면 무턱대고 고소를 하기보다는 일목요연하게 내용을 정리하고 증거자료를 첨부해 고소장을 작성한 뒤 이를 접수하는 것이 원하는 결과를 얻는데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사안이 복잡한 경우에는 사건 내용과 관련 자료의 정리는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불송치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마지막으로 개정 형사소송법의 시행으로 사법 경찰관은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경우 ‘불송치결정’을 하게 된다. 이때 불송치결정의 통지를 받은 고소인 등은 해당 사법 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의신청은 언제까지 할 수 있는 것일까. 이와 관련하여 인터넷에는 불송치결정을 통지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하여야 한다고 설명하는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즉, 검찰청법에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항고 시 통지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형사소송법과 경찰수사규칙 등에서는 불송치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에 대해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불송치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의 제한은 없다고 봄이 타당하고 실무도 마찬가지다.

이상 수사권 조정 이후 고소할 때의 유의점에 대해 몇 가지 살펴보았다. 그런데 아직 실무에서는 많은 혼선이 있고,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도적인 개선이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당장 고소가 필요한 경우에는 철저하게 고소를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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