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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선관위 '꼼수 연임' 논란 조해주, 결국 文에 다시 사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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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사표 반려로 '꼼수' 임기 연장 논란에 휩싸인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이 21일 다시 문 대통령에게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조 상임위원은 이날 오전 11시쯤 선관위 내부 전산망 자유 게시판에 '(선관위) 후배들에게 드리는 말씀'을 올려 "오늘(21일) 저는 임명권자(문 대통령)에게 다시 (선관)위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것으로 저와 관련된 모든 상황이 종료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조 위원은 "일부 야당과 언론의 정치적 비난 공격은 견딜 수 있으나 위원회가 짊어져야할 편향성 시비와 이로 인해 받을 후배님들의 아픔과 호소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고 재차 사표를 낸 이유를 밝혔다. 이어 "위원회 미래는 후배님들에 맡기고 이제 정말 완벽하게 선관위를 떠나련다"고 밝혔다.
 조 상임위원은 상임위원 임기(3년)가 24일로 만료됨에 따라 최근 사표를 냈으나 문 대통령이 반려했다. 이에 따라 조 상임위원은 앞으로 3년간 더 ‘갈아타기’식으로 비상임 선관위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됐다. 그러나 상임위원이 임기 만료에도 선관위에서 물러나지 않고, 비상임 위원으로 직을 연장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로 인해 "청와대가 친여 성향인 조 위원을 계속 선관위에 근무케함으로써  3.9 대선을 앞두고 선관위를 장악하려는 의도"란 논란이 불거지면서 선관위 내부에서도 "조 상임위원은 관례대로 상임위원 임기 만료와 동시에 선관위를 떠나야한다"는 여론이 불붙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들은 "중앙선관위 직원 전원과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선과관위의 사무처장및 상임위원 대표들이 '조 상임위원은 24일 상임위원 임기만료와 동시에 용퇴해야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조 상임위원에게 이같은 입장을 21일 전달했다"며 "이런 상황을 감지한 조 상임위원이 '더는 위원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압박감에 다시 사표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음은 조 상임위원이 올린 '후배님들에게 드리는 말씀' 전문이다.

대통령 사표반려로 3년더 일하게된 선관위원 #'사표 다시 냈다, 영원히 떠나련다' 입장문 내 #'선관위 후배들 아픔과 (사퇴)호소 외면 못해' #선관위 직원들 사퇴촉구 움직임에 부담 느낀듯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상세보도 예정

"저의 사표반려와 관련되어 위원회의 중립성·공정성을 의심받게 된 상황에 대해 후배님들이 받았을 상처에 대해 먼저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작년 7월 저의 상임위원 임기를 3개월 당겨 그만두고자 임명권자에게 사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선거를 목전에 두고 후임 상임위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는 과정에서 정당 간 정쟁이 야기되어 그 절차가 지체되면 후임 위원 임명과 상임위원 호선절차에 차질을 불러오고 결과적으로 위원회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대선국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제가 물러나면 그런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그렇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야당과 일부언론은 ‘인사 알박기’ 등 말도 안 되는 프레임을 걸어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부담이 되신 임명권자께서 부득이 상임위원으로서 남은 임기를 채우라고 사표를 반려하셨습니다. 그때 사표가 수리되었더라면 오늘과 같은 사태는 없었을 것입니다.

상임위원 임기만료일이 다가옴에 따라 관례에 따라 임명권자에게 위원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청와대에서도 후임 위원 내정을 위한 인사검증 등 절차를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검증대상자에 정보가 위원회 내부에서 유출되었고 투서와 언론제보로 인한 부정적인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제가 우려했던 상황이 그대로 발생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의 임기만료일이 임박하였고,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청문회가 초래할 혼란과 선관위 조직의 안정성을 고려하여 임명권자께서 사표를 반려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일부 야당과 언론의 정치적인 비난과 공격은 견딜 수 있으나 위원회가 짊어져야할 편향성 시비와 이로 인해 받을 후배님들의 아픔과 호소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습니다. 일부 후배님들이 똑 같은 상황에 대해 다른 잣대를 들이댄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으나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에서 초래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저는 임명권자에게 다시 위원 사직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이것으로 저와 관련된 모든 상황이 종료되기를 바랍니다. 결코 비상임위원이라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임기를 3개월 당겨서까지 그만두겠다고 했던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상황은 제가 원해서가 아니라 저의 뜻과 상관없이 흘러왔을 뿐입니다.

지난 12일 퇴임인사에서 저로 인해 받았던 편향성 주장으로 인해 후배님들이 받았을 불편함에 대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건 지난 3년간 제가 지녔던 진심이었습니다. 그리고 32년간의 위원회 직원으로서, 3년간 상임위원으로서 공정과 중립의 마음을 한 시도 잊지 않고 여러분의 선배로서 부끄럽지 않게 일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자신 있게 말씀 드립니다.

이제 대선이 정말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선거환경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하나 저는 우리 위원회의 저력과 후배님들의 열정과 헌신을 믿습니다. 위원회의 미래는 후배님들에게 맡기고 이제 정말 완벽하게 위원회를 떠나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22년 1월 21일

영원한 선관위 맨 조 해 주 드림"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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