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러시아 소규모 침입' 발언 후…블링컨, 수습에 진땀

중앙일보

입력 2022.01.21 11:24

20일 우크라이나 병사가 동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 전선 참호에서 경계 임무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20일 우크라이나 병사가 동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 전선 참호에서 경계 임무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유럽 세 규합에 나선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소규모 침입(Minor Incursion)' 발언을 수습하느라 애를 써야만 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영국·프랑스·독일 외무장관과 4자회담을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 군병력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공격한다면 미국과 동맹국은 신속하고 혹독한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도 "분명한 의견일치를 갖고 있다"고 힘을 보탰다.

이날 미·유럽 외교 관리의 "공동", "의견일치" 등의 수사는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말한 "(러시아가) 소규모 침입을 한다면" 발언이 작용했다고 NYT 등 외신은 보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침입한다면 미·유럽의 제재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유럽 동맹을 만난 블링컨 장관은 이에 대한 우려를 씻는 데 공을 들였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는 전술상 여러 가지 수단을 활용하는데 하이브리드 공격이나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동, 준 군사작전 등의 시나리오도 동맹국 간에 모두 검토했다"며 "이 모두에 대해 공동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소규모 침입' 발언 하루 뒤 기자들을 만나 직접 수습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집결한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이동하면 이는 침공"이라며 "러시아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이 한 달 내에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점쳐지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를 향해 한목소리를 내는 데 애를 쓰고 있다. 푸틴의 전략 중엔 미국과 유럽의 균열, 유럽에서 우크라이나의 고립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종 마찰을 빚고 있다고 외신 등은 전했다.

NYT는 외교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전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제안한 "미국을 제외한 영국·독일·우크라이나·러시아 4자회담"도 동맹국 간 이견으로 보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로빈 니블렛 런던 채텀하우스 소장은 "바이든의 발언과 마크롱의 연설이 일치하지 않는 것 같다"며 "(블링컨이) 유럽 전역을 돌며 동맹을 다지는 노력을 고려할 때 이상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방의 외교 전문가들은 이런 이견이 러시아에 잠재적인 이점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날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도 이를 의식한 듯 서방의 동맹을 강조했다. 베어복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위기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은 정치적인 길이라는 데에 의견일치를 이뤘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담판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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