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중, 이웃인데 소원해져 어색한 관계 빨리 풀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추궈훙

추궈훙

“한국은 미·중 모두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플러스섬(plus-sum) 게임을 추진할 것이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 “중국은 한국에 중미 사이에서 어느 편에 서라고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추궈훙 전 주한 중국대사).

한중 수교 30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와 태재아카데미, 중국 차하얼(察哈爾)학회가 ‘한·중 수교 30년 및 베이징 동계올림픽 축하’를 주제로 공동 개최한 한중 국제학술대회가 20일 서울과 베이징에서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회의에선 격화되는 미·중 전략경쟁 속에 한·중이 어떻게 미래 30년을 열어가야 하는가와 관련해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김흥규 소장은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보다 포괄적이고 호혜적인 전략동맹으로 전환하고, 중국과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존중하면서 협력의 영역을 강화하는 플러스섬 게임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궈훙(邱國洪·사진) 전 대사는 “중·미 경쟁이 장기화, 복잡화 양상을 보이며 중·한 관계에 미치는 미국 요인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에 줄서기를 요구하겠지만, 중국은 한국에 어느 편에 서라고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한·중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가깝지만 친하지 않은(近而不親)” 문제를 꼽았다. 이웃이지만 상호 호감도 추락으로 어색해진 관계를 공공외교를 통해 회복시키자고 주장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한·중 관계는 동아시아 평화를 판단하는 중요한 시금석으로 한·중 관계를 단순히 양국 관계로만 봐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팡밍(韓方明) 차하얼학회 회장은 “한·중 수교는 당시 세계 흐름 및 양국 발전의 추세와 중·한 인민의 바람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했고, 김성환 태재아카데미 원장은 “한·중 관계가 같은 것만 추구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 차원을 넘어 이견도 해소하는 구동화이(求同化異) 수준으로 격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재헌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은 “한·중이 상호 존중과 민심 상통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한류(韓流)와 한풍(漢風)을 넘어선 새로운 융합 문화를 창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주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의의도 논의됐다. 뤼차오(呂超) 중국 랴오닝(遼寧)대학 미국 및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동아시아 지역의 정치안정과 경제협력의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코로나19에 지친 인류에 단결과 믿음, 그리고 힘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한·중이 동계올림픽을 잇달아 개최한 걸 기념해 양국 공동 주관의 청소년 동계스포츠대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한·중 청소년이 평창과 베이징 올림픽 시설을 함께 이용하며 상호 이해를 증진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