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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꺾인 '이방원 말' 죽었다···"KBS 동물학대 드라마 폐지" 확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KBS 1TV 대하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동물 학대가 발생했다는 의혹에 대해 KBS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KBS는 20일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KBS 1TV 대하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동물을 학대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사진 KBS,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KBS 1TV 대하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동물을 학대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사진 KBS,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KBS는 "사고는 지난 11월 2일,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방영된 이성계의 낙마 장면을 촬영하던 중 발생했다"며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다"며 "하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말의 건강 상태를 다시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밝혔다.

KBS는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사고를 방지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시청자분들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KBS는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에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BS는 "또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번 시청자분들과 동물을 사랑하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사진 KBS 시청자권익센터]

[사진 KBS 시청자권익센터]

지난 17일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이방원 7화 이성계 낙마신 말 살아있나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록됐다.

청원자는 "(태종 이방원) 7화에 나왔던 이성계 낙마신에서 말이 땅에 완전히 꽂혔다"며 "말을 강압적으로 조정하지 않고서야 저 자세가 나올 수가 없을 텐데 혹시 앞 다리를 묶고 촬영한 것이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앞 다리가 넘어질 때 비정상적으로 가지런히 모아져있다"며 "촬영한 말 어찌 되었나. 말이 살아있는지 정확한 답변을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이후 동물자유연대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시 촬영 장면을 공개하며 "명백한 동물학대"라고 비판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날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대로 말을 쓰러뜨리는 장면을 촬영할 때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와이어를 이용해 말을 강제로 넘어뜨리는 과정에서 말은 몸에 큰 무리가 갈 정도로 심하게 고꾸라지며, 말이 넘어질 때 함께 떨어진 배우 역시 부상이 의심될 만큼 위험한 방식으로 촬영됐다"고 지적했다.

이후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시되는 등 논란은 확산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도 "동물 학대 드라마 더는 보고 싶지 않다" "태종 이방원 폐지하라" "동물 학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등 관련 청원 수십 개가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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