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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직구’ 수법 기승…해외직구 불법거래 적발 1년새 3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해외직구를 탈세 등 관세 사범 적발 금액이 1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에서 판매할 목적의 물품을 ‘자가소비용’으로 위장해 소액으로 쪼개서 수입하는 수법이 기승을 부렸다. 관세청은 국내에 불법 유통되는 해외직구 물품에 대한 단속과 소비자 피해 예방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20일 관세청이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 면세 규정을 위반해 적발된 금액이 304억원으로 전년(104억원)보다 200억원(192%) 급증했다. 적발 건수도 121건으로 전년(69건) 대비 52건(75%) 증가했다.

해외직구 악용사범 적발 현황. 자료 류성걸 의원·관세청

해외직구 악용사범 적발 현황. 자료 류성걸 의원·관세청

밀수입·세금 포탈 등 관세 규정을 어긴 관세사범 적발 금액이 175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의약품 직구 규정 등을 지키지 않은 보건사범 적발액이 85억원, ‘짝퉁’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지적재산권 위반 금액이 20억원에 달했다.

예컨대 A씨는 일본 해외직구 상품으로 유명한 동전파스·위장약 등을 해외직구로 구매해 국내에 팔았다. A씨는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만2919점에 이르는 파스·위장약을 732회에 나눠 사들였다. 자가소비용 물품에는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붙지 않는 면세 혜택을 악용했다. 관세청은 A씨를 적발해 1억6200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했다.

관세청이 불법 해외직구 특별 단속을 통해 적발한 밀수입 판매용 식기류. 관세청

관세청이 불법 해외직구 특별 단속을 통해 적발한 밀수입 판매용 식기류. 관세청

관세사범 중에는 A씨처럼 판매 목적의 물품을 본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속여 직구해 적발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자가소비용 물품을 해외직구하면 150달러(미국 직구 경우 200달러) 미만은 세금이 붙지 않는다는 규정을 악용해 ‘쪼개기 직구’를 해온 사례다. 이들은 주로 오픈마켓과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하거나 따로 쇼핑몰을 개설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은 불법 해외직구 사범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류성걸 의원은 “해외직구 규모가 계속 증가하면서 면세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특히 기업형 직구 되팔이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함께 온라인 중고 플랫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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