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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엔진 식을까 돈 푸는 中…기준금리 역할 LPR 0.1%p 인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정부가 꺼져가는 경제 성장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또다시 돈 풀기에 나섰다.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대출우대금리(LPR)를 두 달 연속 인하하면서다. 연합=로이터

중국 정부가 꺼져가는 경제 성장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또다시 돈 풀기에 나섰다.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대출우대금리(LPR)를 두 달 연속 인하하면서다. 연합=로이터

중국이 또다시 유동성의 수도꼭지를 열었다.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대출우대금리(LPR)를 두 달 연속 인하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 등 긴축 속도를 높이며 돈줄을 죄는 주요국과는 반대 행보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위험에도,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공고문을 통해 1년 LPR을 기존의 연 3.80%보다 0.1%포인트 낮은 3.70%로 고시했다. 지난달(3.85→3.80%)에 이어서 두 달 연속 인하다.

지난달에 동결했던 5년 만기 LPR도 이날 기존 연 4.65%에서 4.60%로 0.05%포인트 내렸다. LPR은 중국 정부가 2019년 8월부터 전 금융기관이 대출업무의 기준으로 삼도록 하면서,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로 통한다.

시장은 인민은행이 LPR을 인하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뒀다. 지난 17일 시중은행에 공급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기존 연 2.95%에서 2.85%로 0.1%포인트 낮췄기 때문이다. MLF 금리는 LPR 금리 산정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사실상 선행지표로 볼 수 있어서다.

중국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중국 인민은행]

중국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중국 인민은행]

게다가 인민은행은 완화적 통화정책이 이어질 것을 시사했다. 류궈창(劉國强) 인민은행 부행장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경기의 하방압력이 근본적으로 완화하기 전까지 경기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은 펴지 않을 것”이라며 “통화 총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신용 대출이 갑자기 붕괴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이처럼 연일 돈 풀기에 나서는 이유는 동력을 잃어가는 경제 성장 엔진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지난해 중국의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분기 18.3%에서 7.9%(2분기), 4.9%(3분기), 4%(4분기)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민간 소비 둔화가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비록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8.1%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8%대)에 부합했지만,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충격으로 급락한 2020년 성장률(2.2%)에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해 ‘착시효과’라는 분석이 많아서다.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인민은행이 ‘비둘기(통화 완화)’로 변신하며 돈을 풀고 있지만,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이 금리를 낮추고,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를 높이면서 금리 차가 줄어들면 외국인 투자자본의 유출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중에 유동성 공급이 계속될 경우 지난해 수출 호황과 무역 흑자로 떠받친 위안화의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달러 강세),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과 해외에서 돈을 빌린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중국 국가통계국]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중국 국가통계국]

이러한 우려에 기름을 붓는 것은 긴축을 향해 속도를 높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다. Fed는 올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종료 시점을 오는 3월로 석 달 앞당기고, 기준금리 인상 횟수도 당초 예상(연 3회)보다 많은 연 4회를 시사하는 등 긴축을 향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두 나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심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도 중국의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파산으로 시작된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내수 소비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탓이다.

부르스 팡 중국 르네상스증권 수석연구원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인민은행이 짧은 시일 내에 금리를 인하하진 않겠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완화적인 정책을 도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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