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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만 아는 붕괴층 공법 변경…‘거푸집’에서 ‘무지보’ 변경 왜?

중앙일보

입력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붕괴된 층의 콘크리트 타설 공법을 임의로 변경한 자료를 확보하고 수사 중이다.

‘39층, 거푸집→무지보 왜?’ 경찰 수사 

지난 11일 붕괴사고가 일어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1일 붕괴사고가 일어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0일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11일 붕괴한 39층 바닥 면을 재래식 거푸집 방식으로 콘크리트를 타설하기로 한 당초 계획과 달리 ‘무지보’(데크 플레이트·Deck plate) 방식으로 변경한 시점과 이유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9일 현대산업개발 서울 용산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시공계획서 등 무지보 공법 일정이 담긴 자료를 확보했다.

무지보 공법은 콘크리트 타설 등 작업에서 상층부 하중을 떠받치는 이른바 ‘동바리’(지지대)를 설치하는 대신 넓은 판 형태의 받침대를 깔고 그 위에 콘크리트를 타설한다.

PIT·39층 사이 콘크리트 붓다 붕괴

지난 15일 광주광역시 서구 '현대산업개발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5일 광주광역시 서구 '현대산업개발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소방본부는 사고 당시 39층 높이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중 아파트 건물이 무너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곳 건물 38층과 39층 사이에 있는 배관 설비 등이 지나는 ‘PIT 층’ 천장에 콘크리트를 붓다 사고가 났다는 설명이다.

광주 서구청 등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PIT 층 천장인 39층 바닥 면에 거푸집 공법을 이용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방식으로 관할 구청에 안전관리계획을 승인받았다.

PIT 층의 높이는 일반 실내 층고(3m)보다 낮은 약 1.5m 수준이다. 상층부에 타설된 콘크리트 하중을 버틸 동바리를 설치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임의로 공법을 변경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법 변경 시점 ‘오리무중’

광주 39층 아파트 ‘붕괴의 재구성’ 그래픽 이미지.

광주 39층 아파트 ‘붕괴의 재구성’ 그래픽 이미지.

광주 서구청은 “현대산업개발이 공법 변경을 알리지 않아 언제 공법이 바뀌었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붕괴사고가 나고서야 공법이 바뀐 사실을 관할 지자체가 알게 된 것이다.

붕괴된 201동 타설일지를 보면 지난해 12월 24일 바닥층 타설이 마무리됐고 같은 해 12월 31일 벽체, 올해 1월 11일 천장 부분 공사 중 무너졌다.

201동 37층과 38층 동바리 해체를 맡았던 하청업체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제공한 도면대로 작업하기 때문에 시공사 승인 없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공법이 바뀐 이유와 시점에 대해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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