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에 투자했던 투자자 A씨가 "20년 동안 모은 돈을 날렸다"며 "한국거래소에서 AA라는 등급을 주면서 상장을 시켜놓고 상장폐지를 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호소했다.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신라젠은 지난 18일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A씨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솔직히 개인투자자들은 멘탈이 나갔다. 저희 주주들은 거래정지 기간 동안 기대했던 게 거래재개였다. 그런데 (상장폐지가 되어서) 너무 어이없고 화도 난다"고 말했다.
A씨는 "20년간 모은 돈 7억 정도를 투자했다"며 "가족들에게 얘기를 못 하는 상태이고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는 상태다. 지금 혼자서 감수하면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라젠 주가가 15만원까지 갔던 회사이고, 평단가가 8만원, 9만원 이상인 분들도 많다. 그런데 지금 거래정지된 주가가 1만2100원이다. 주주들 입장에서 거래 재개시켜도 팔 수가 없는 금액"이라고 했다.
A씨는 "만약 2심에서도 상장폐지 결정이 나오면 저희는 이 책임이 한국거래소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라젠의 소액주주들은 상장폐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9일 신라젠 온라인 주주 모임 게시판과 커뮤니티 등에는 소액주주들의 항의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 신라젠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소액주주 수는 17만4186명. 이들이 보유한 주식 비율은 전체의 92.60%에 달한다.
이성호 신라젠 소액주주 대표는 "거래소가 거래정지부터 상장 폐지까지 자의적으로 결정했다"며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을 신라젠 주식 거래 방해 혐의로 형사고발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