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엔 신비한 사후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이집트 미라 문화를 경험해보세요.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람이 죽은 뒤에도 영혼은 죽지 않는다는 영혼불멸 사상을 가지고 있어, 죽은 이의 몸을 미라로 보존하면 떠났던 영혼이 다시 돌아와 영생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사람이 죽으면 미라로 만든 뒤 무덤에 묻는데, 생전 모습과 똑같이 생긴 마스크를 만들어 얼굴에 씌워 죽은 영혼이 부활할 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무덤 안에는 죽은 이가 저승을 여행할 때 도움되는 주문이 적힌 사자(死者)의 서(書), 다음 세상에서 하인으로 쓰기 위한 인형인 우샤브티, 다양한 일상용품 등을 넣어 다음 생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했다. 19~20세기 이집트의 파라오(왕) 무덤이 발굴되고, 전 세계에 알려지며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알려진 문화가 됐다.
발굴 100주년 기념 특별전 ‘투탕카멘: 파라오의 비밀’
이집트 파라오 하면 많은 사람들이 투탕카멘을 떠올릴 것이다. 이집트 제18왕조 제12대(기원전 1333~1323 재위) 파라오로 9세의 나이에 왕위에 올라 19세 때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영국인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1922년 11월 나일강 서쪽 ‘왕가의 계곡’에서 황금 가면을 쓴 그의 미라와 수많은 부장품이 도굴되지 않고 완벽하게 보존된 무덤을 발견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라오가 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유물의 보존과 안전상의 이유로 실제 발굴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에도 일부 특권 계층뿐이었고, 현재는 모든 유물들이 반출돼 따로따로 전시되고 있기 때문에 이집트 현지를 가더라도 발굴 당시의 모습 그대로 만나 볼 수는 없다.
그런 투탕카멘의 무덤 발굴 100주년을 맞아 무덤과 부장품을 완벽하게 복원, 한자리에 총망라한 전시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다. 강준희‧황승민 학생기자가 하워드 카터처럼 파라오의 왕묘를 탐험하러 나섰다. 병리학자이자 국내 미라 연구의 권위자인 김한겸 고려대 의과대학 명예교수(하나로 의료재단 하이랩 원장)가 이들의 탐험에 동참했다. 지하 전시장으로 내려가는 길 양쪽 벽은 벽화로 꾸며져 마치 파라오의 무덤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5000년의 이집트 역사를 한눈에 정리하고 투탕카멘 무덤 발견에 도움을 준 역사적 흔적들도 집중 조명한다.
두 번째 섹션은 무덤의 각 방을 재현한 공간에 부장품들을 발굴 당시 모습 그대로 배치해 전시하고, 발굴 현장의 숨은 에피소드를 알려준다. 동선도 전실→현실→보물의 방 등 실제 발굴 순서대로라서 침대가 안치된 전실과 관이 모셔졌던 현실을 거쳐, 보물의 방에서 ‘망자의 신’ 아누비스를 만나게 된다. 특히 이 공간에서는 깜깜하게 불이 꺼져 있다가 설명이 끝나면 조명이 들어오는데 황금빛으로 빛나는 부장품들을 볼 때마다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강준희 학생기자가 “저기 보이는 게 지팡이 맞나요?”라고 질문했다. “지팡이가 많이 발굴됐대요. 투탕카멘은 발이 안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내반족 질환을 앓았다고 하는데, 그래서 지팡이를 짚고 다녔을 것이라고 얘기하죠. 투탕카멘의 사인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시대가 바뀔수록 해석이 달라져요. 의학이 발달하고, 엑스레이를 찍던 시대에서 CT를 찍고 유전자 검사를 시도하는 시대로 넘어오면서 얘기가 달라지는 거죠. 한국은 미라를 한 번 연구하면 끝났다고 그래요. 한국의 비극이기도 하죠. 연구할 때마다 무궁무진한 얘기들이 계속 밝혀지거든요.”
투탕카멘의 관을 감싸고 있던 사당과 벽화의 길을 지나면 마지막 섹션이 나타난다. 미라와 황금 관, 황금 마스크 등 투탕카멘의 영생을 위해 무덤을 가득 채웠던 주술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물건부터 그가 직접 사용한 것들에 이르기까지 온갖 부장품이 호화롭게 펼쳐진다. 두 번째 섹션이 발굴 당시 모습 그대로 전시되어 있었다면 이제 하나씩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것. 투탕카멘은 3중 관에 누워 있었다고 하는데, 바깥 관과 중간 관, 110㎏ 순금으로 제작된 황금 속관이 모두 전시되어 있었다. 그 옆엔 파라오의 미라가 있었다.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들고 다니는 지팡이, 왕홀(王笏)을 쥔 채 누워 있고 머리에는 황금 마스크가 덮여 있고, 아마포 붕대 위에는 색유리와 문구로 장식된 황금 장식띠가 장식되어 있다.
멀리서 바라봐도 황금 마스크는 한눈에 보일 정도로 번쩍였다. 11㎏의 순금으로 제작된 황금 마스크는 고대 이집트를 상징하는 아이콘인데,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발견된 보물 중 최고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살아 있는 듯한 눈에는 석영을, 눈동자에는 흑요석을 각각 상감해 넣었고, 왕이 쓰는 줄무늬 두건 앞이마 부분에는 남부 이집트의 독수리 머리와 북부 이집트의 코브라 몸통이 부착되어 있는데 각각 남부와 북부 이집트, 그리고 왕을 수호하는 여신들이다.
황승민 학생기자가 “미라는 어떻게 제작되나요?”라고 궁금해했다. “갈고리를 코에 넣어 뇌를 제거해요. 시신이 부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장기도 적출합니다. 절개한 부분을 깨끗하게 닦은 뒤 천연 탄산소다 분말을 온몸에 골고루 쌓아 수분을 제거해주죠. 40일 후 시신 내부에 여러 가지 향기로운 재료를 채운 후 방부 처리를 하고 아마포로 시신을 감아요.” 미라를 제작하는 데는 70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발 받침대가 있는 투탕카멘의 왕좌, 대형 전차, 도금된 신상(神像) 등도 전시되어 있었다. 모두 죽은 왕의 영생을 위한 것들이다. 이번 전시는 실감 나는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연출을 더해 하워드 카터가 100년 전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견한 순간부터 발굴 과정이 실제로 어떠했는지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집트 역사와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쌓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발굴 100주년 특별전 ‘투탕카멘: 파라오의 비밀’
장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9 전쟁기념관
관람 시간 화~일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휴관, 전시 종료 1시간 전 입장 마감)
관람료 성인 1만9000원, 청소년 1만6000원, 어린이 1만3000원
아이랑GO를 배달합니다
이번 주말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아이와 가볼 만한 곳, 집에서 해볼 만한 것, 마음밭을 키워주는 읽어볼 만한 좋은 책까지 ‘소년중앙’이 전해드립니다. 아이랑GO를 구독하시면 아이를 위한, 아이와 함께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