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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가축방역’ 성과, AI 닭 살처분 90% 줄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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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해마다 국내 가축농가를 괴롭히던 가축전염병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급감했다. 지난해 달걀 가격의 상승을 유발했던 닭 살처분도 전년 대비 90% 감소했다. 전국 방역 종사자가 연중 대응을 강화한 데다 농가의 방역시설도 보강하면서 가축전염병 예방 노력이 성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올겨울 남은 기간을 고비로 보고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H5N1형)가 발생한 사례는 지난해 11월 8일 첫 사례 이후 21건에 그친다. 전년 동기(68건)보다 69% 감소했다.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계는 2021~2022년 겨울 동안 발생이 6건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24건) 대비 75% 감소한 수치다.

특히 피해를 키웠던 농장 간 수평전파 사례도 이번 겨울엔 한 건도 확인되지 않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차단방역 효과가 높았던 농장 내 차량 출입통제 등 행정명령을 지난해 10월부터 조기에 시행했고, 가금 검사도 강화하며 57%를 사전 검사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발견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인근에서 사육하는 가금류는 모두 살처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올겨울 살처분 규모도 급감해 닭의 경우 전년 대비 90%, 오리는 85% 줄었다. 2020~2021년 겨울까지만 해도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3㎞ 안 농장 가금을 ‘예방적 살처분’했는데, 이번에는 위험도 평가에 따라 범위를 조정해 살처분 피해를 줄였다. 현재 정부는 고병원성 AI 발생 농장 반경 500m 안의 모든 가축을 살처분(오리에 발생 시 1㎞ 내 오리 추가 살처분)하고 있다.

야생멧돼지에서는 ASF가 계속 검출되고 있다. 그러나 돼지 농가에서는 지난해 10월 5일 강원도 인제군에서 발생한 이후 추가 발생 사례는 없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AI의 경우 12월에서 1월이 위험시기다. 국내에 철새 서식이 가장 많아지는 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국내 철새 서식 규모는 173만수로 전년 동월(157만수) 대비 10% 증가했다. 야생조류에서 검출된 고병원성 AI는 전년 대비 83% 감소했지만, 2월부터는 철새가 북상하면서 가금농가를 위협할 수 있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보는 “설 연휴 기간 이동이 많아지면서 고병원성 AI와 ASF의 발생·확산 우려가 높다”며 “농장 종사자는 농장 내외부에 대한 철저한 소독을 하고, 귀성객은 설 연휴 동안 불필요한 농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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