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AGAIN 2012…K리그서 재회한 홍명보와 박주영

중앙일보

입력 2022.01.19 14:40

업데이트 2022.01.19 14:50

호랑이의 해를 맞아 호랑이가 포효하는 듯한 제스처를 함께 취한 홍명보 감독(왼쪽)과 박주영. [연합뉴스]

호랑이의 해를 맞아 호랑이가 포효하는 듯한 제스처를 함께 취한 홍명보 감독(왼쪽)과 박주영.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53)과 박주영(37)이 다시 만났다.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함께 했던 스승과 제자가 K리그에서 같은 엠블럼을 달고 재회했다. 두 사람은 2012년의 드라마(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를 10년 만에 재현한다는 각오로 가득했다.

19일 경남 거제 삼성호텔에서 열린 박주영 입단 기자회견 내내 홍명보 감독은 흐뭇한 표정으로 제자를 바라봤다. 모인 취재진을 향해 “10년 전 투 샷과는 많이 다르지 않느냐”며 농담을 던지는 여유도 보여줬다.

2012년 박주영(왼쪽) 병역기피 논란 해명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명보 감독. 중앙포토

2012년 박주영(왼쪽) 병역기피 논란 해명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명보 감독. 중앙포토

10년 전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올림픽대표팀 간판 공격수로 점찍은 박주영이 모나코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을 불러일으킨 직후였다. 제자와 함께 취재진 앞에 나란히 앉은 홍 감독은 “(박)주영이는 군 입대를 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만약 주영이가 군대 안 간다고 하면 제가 대신 가겠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언급해 현장을 술렁이게 했다.

박주영 병역기피 논란에 대해 정면돌파를 선언한 홍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박주영은 대회 내내 선수단 리더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한일전으로 치러진 동메달 결정전에서 득점포를 터뜨리며 해결사 역할도 해냈다. 동메달을 목에 건 박주영은 당당히 실력으로 병역 혜택을 받고 군 입대 논란에서 벗어났다.

런던올림픽 동메달 확정 직후 환호하는 박주영(왼쪽 두 번째)과 홍명보 감독(왼쪽 네 번째). 중앙포토

런던올림픽 동메달 확정 직후 환호하는 박주영(왼쪽 두 번째)과 홍명보 감독(왼쪽 네 번째). 중앙포토

10년 만에 다시 기자회견장에서 나란히 등장한 두 사람은 이제 역할을 바꿔 새 시즌에 도전한다. 지난해 간발의 차로 K리그 우승 문턱에서 멈춰 선 홍 감독을 박주영이 도울 차례다.

지난해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대한축구협회(FA)컵 등 3가지 대회 석권을 향해 순항하던 울산은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지역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에 승부차기 끝에 패해 탈락한 이후 내리막 곡선을 그렸다. K리그에서 선두 자리를 라이벌 전북 현대에 내줬고, FA컵에서도 탈락했다.

홍 감독은 울산이 고비를 넘지 못한 원인을 구심점 부재에서 찾았다. 팀이 흔들릴 때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는 ‘형님 리더십’의 주인공을 찾았고, 때마침 FC서울과 계약을 끝낸 박주영에게 손을 내밀었다.

울산현대에 합류한 박주영이 19일 오전 거제 삼성호텔에서 열린 울산 2022시즌 동계 전훈 미디어데이에서 홍명보 감독과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현대에 합류한 박주영이 19일 오전 거제 삼성호텔에서 열린 울산 2022시즌 동계 전훈 미디어데이에서 홍명보 감독과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박주영은 “나를 품어준 울산과 (홍명보) 감독님을 위해, 선수들과 융화돼 원팀을 이루겠다”면서 “감독님께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팬들게)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홍 감독은 “(박)주영이는 아직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다. 부담 갖지 말고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가길 바란다”면서 “좋은 동료선수들이 있는 만큼 (주영이의) 득점을 도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주영이가 안 가면 내가 대신 군대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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