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사체 뜯어 먹고 앞다리 덜렁…끔찍한 '개들의 지옥' 현장

[비글구조네트워크 페이스북 캡처]

경북 청도군이 운영 중인 유기견 보호소에서 유기견들이 불타 죽고 죽은 개의 사체를 뜯어먹는 등 지옥 같은 상황에 놓였다는 폭로가 나왔다.

동물보호단체인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경북 청도군 직영 유기견 보호소를 찾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13일 당시 사진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측은 “지난해 11월 방문한 이 보호소는 청도군 직영임에도 단 세 개의 컨테이너로 열악한 환경에서 운영하고 있었다”며 “심지어 방문 사흘 전 컨테이너에서 관리소홀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화제 컨테이너 안에서 보호 중이던 유기견 16마리가 고통스럽게 불타 죽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페이스북 캡처]

이에 청도군이 시설 개선을 약속했고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13일 두 달 만에 보호소를 다시 찾았지만, 보호소 시설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으며 현장 관리 인원 역시 없었다는 게 해당 단체의 주장이다.

이 단체가 다시 찾은 보호소는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고 한다. 단체는 “유기견들은 오물과 범벅이 된 채 밥그릇은 모두 비어 있었고 앞다리가 덜렁거릴 정도로 부상이 심한 개는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돼 있었다. 컨테이너 구석 한쪽에는 다른 개의 사체를 뜯어먹는 개도 있었다”고 끔찍했던 현장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보호소가 아니라 지옥 그 자체였다”고 현장을 회상했다. 또 “동물보호의 법적 의무를 지고 있는 청도군이 제대로 된 동물보호소 시설도 없이 무관심하게 동물들을 방치해 동물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며 “청도군의 무관심 때문에 아무 죄가 없는 유기견들이 지옥에서 고통받을 이유가 없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페이스북 캡처]

이후 해당 보호소에서 방치됐던 유기견은 현재 다른 유기동물보호단체에 의해 전원 구조된 상태다. 구조 하루 만에 유기견 18마리 중 2마리가 죽었고, 7마리가 파보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라고 JTBC는 보도했다.

청도군 측은 문제 제기에 17일 입장문을 내고 “유기견보호센터의 미숙한 운영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드리게 된 점 깊은 사과의 말씀드린다”며 개선을 약속했다. 유기견보호센터를 신축하고 담당 공무원이 상시 출장해 현장 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부족한 인원도 보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