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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상 격리 단축에…‘국민 밉상’된 미국 CDC 센터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로셸 왈렌스키

로셸 왈렌스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몸살을 앓고 있다. 센터장을 맡고 있는 로셸 왈렌스키(53·사진)의 이름이 최근 뉴욕타임스(NYT)부터 CNN·월스트리트저널(WSJ), 폭스뉴스 등 성향을 불문하고 대다수 매체에 오르내리고 있다.

왈렌스키는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센터장에 임명됐다. 앤서니 파우치 소장이 이끄는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등과 함께 팬더믹과의 사투의 최전선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그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을 계속 내리고 있다”(CNN)부터 “언론과 국민과의 소통력이 부족하다”(NYT)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오미크론 사태는 그에게 인생 최대의 시험대가 됐다. 지난 12월 말 미국의 확진자 숫자는 하루 24만여명까지 껑충 뛴 상황.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재계 일각에서 일손 부족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왈렌스키는 지난달 27일 자가격리 대폭 축소를 발표했다. “확진자라도 무증상이라면 자가격리는 (기존의 열흘이 아닌) 닷새만 하면 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게 곧 비판의 도화선이 됐다. 의학계를 중심으로 무모하다는 비판이 쇄도한 것이다.

CNN 의학전문 기자인 산제이 굽타는 “팬데믹 초기 우리(미국)의 원죄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공개 비판했다. 파우치 소장이 국민적 지지를 받는 것과 달리 왈렌스키는 국민 밉상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왈렌스키도 이를 의식해 최근 CBS의 간판 토크쇼인 스티븐 콜버트의 ‘더 레이트 쇼’에 출연하고, 지난 17일엔 WSJ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왈렌스키는 WSJ에 “앞으론 좀 더 명확한 방식으로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옹호론도 있다. NYT는 “최근 사태가 의학적으론 바람직하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오미크론의 특성 탓이며 모든 책임을 왈렌스키에 돌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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